•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5·31 지방선거 유세 당시 테러사건을 '박근혜 인생의 전환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긴 뒤 박 전 대표는 "남은 인생은 덤"이라고 했고 이때부터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6일 그간 자신의 삶을 담은 자서전을 출간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첫 자서전의 제목은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로 정했다.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를 흉탄에 잃고 자신마저 테러로 하직할 뻔 한 박 전 대표는 누구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위기'를 겪었다. 이런 위기를 딛고 유력 대통령 후보로 까지 성장한 그의 과정을 통해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을 극복하려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절망은 나를 단련시킨다'는 구절은 '강한 박근혜'를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박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는 '인간 박근혜'를 보여줌과 동시에 굴곡 많은 박 전 대표의 삶을 통해 그가 '대통령 감'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성심여고 시절, 퍼스트레이디 시절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피 묻은 와이셔츠를 직접 빨며 우는 모습 등을 담은 과거부터 탄핵역풍속에서 한나라당의 대표를 맡아 지지율 1위 정당으로 만든 지금까지의 과정을 사진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상영했다. 위기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침착함'과 '위기관리능력'을 재차 확인시키기에 충분한 영상물이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피 묻은 와이셔츠를 빨면서 우는 장면에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렸고 주변 분위기는 숙연해졌지만 박 전 대표는 눈시울이 불거졌을 뿐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빨래하는 장면이 끝난 뒤 잠시 눈을 감았다. 영상물 상영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 전 대표에게 박수갈채를 보냈고 "박근혜"를 연호했다. 

    이때 박 전 대표는 고개를 들고 활짝 웃었다. 인사말에서 박 전 대표는 "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절망의 순간에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절망은 나를 더욱 단련시켰다"고 소개했다. 이날도 박 전 대표는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앞으로의 삶은 덤이라 생각한다"며 "내게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하는 것 외에 바라는 바가 무엇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가 꿈꾸셨던 나라, 국민들이 진정 원하고 살고싶은 선진국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도 박 전 대표가 보통 정치인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고 박 전 대표가 '강한 여성'임을 부각시켰다. 강재섭 대표는 축사를 통해 "(박 전 대표는)명분이 있는 정의로운 일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워도 앞을 보고 나간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고 "보통 사람들은 절망 앞에 자포자기 하는데 박 전 대표는 절망에서 자신을 단련시키고 보통사람들은 희망이 보이면 다 된 것처럼 안도하는데 박 전 대표는 희망이 있으면 그것으로 자신을 더 움직인다"고 치켜세웠다.

    박 전 대표의 후원회장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부정부패를 척결하는데 적합한 지도자는 누구일까? 나는 직접 봤다"며 "그 분은 남편도 없고, 돌볼 자식도 없고, 친척도 몇 사람 안된다. 그런 분이라면 사욕을 버리고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설 용기와 결단을 내려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 전 총리는 "'여성이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위기관리 능력이 있을까' 이런 질문을 오히려 보수측에서 더 많이하는 것 같은데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안병훈 홍사덕 두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 박 전 대표 측 의원들 44명, 남덕우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 지지자 300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