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차례의 대선 패배 결과와 작금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하여, 한나라당이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과 이것이 충족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① 노무현 정권의 실패와 여권의 친노(親盧) 후보 선출

    ☞ 노무현 정권은 이미 실패로 판정 났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고 노무현 후보와 캐릭터가 많이 다른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② 여권의 분열

    ☞ 지금은 여권이 분열되어 있지만, 결국은 하나로 합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소한 후보 단일화는 이루어낸다. 그들의 재집권 의지가 높고, 그들에게는 최소한 피아(彼我)를 분간하는 안목과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③ 노무현 정권의 선거 중립

    ☞ 중립을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하여 음해 공작을 진행하고 있다.

    ④ 한나라당의 부정부패 및 수구(守舊) 이미지 극복

    ☞ 4.25 재·보선에서 이 문제 때문에 참패할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대선 기간 내내 발목을 잡을 것이다.

    ⑤ 외연(外延) 확대와 캠페인 역량 제고

    ☞ 중간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誘引策)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유력 후보들의 노선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거나 과거를 향해 있다. 외연 확대의 실패로 한나라당의 취약점인 캠페인 역량의 제고도 거의 없었다.

    ⑥ 대한민국 선진화를 이끌 후보군

    ☞ 어떤 한계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후보들이 세 명이나 있었다. 그러나 한 명은 탈당하고, 나머지 두 명은 네거티브 캠페인 때문에 자신들의 실력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⑦ ‘다크호스’의 등장

    ☞ 1997년 신한국당 경선이 재미가 있었던 것은 이인제라는 다크호스 때문이었다. 2002년 한나라당 경선은 결과가 정해져 있어서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었다. 이번에는 손학규라는 다크호스가 있었는데, 놓쳐버렸다.

    ⑧ 페어플레이와 대동단결

    ☞ 역사상 유례없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 사실상 하나가 되기 힘들다. 거기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고, 손학규 전 지사가 여권에서 1위를 할 가능성이 높아서 변수가 남아 있다.

    ⑨ 국민적 참여 속의 축제

    ☞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리고 후보들이 당 안에서 티격태격 싸우다 보니 국민들은 가까이 갈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경선 기간마저 길어져 국민들은 짜증날 수밖에 없다.

    ⑩ 원로들의 중재 및 완충 역할

    ☞ 후보들 사이의 싸움을 중재하거나 완충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중립 지대에 당의 핵심들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양대 후보 진영에 거의 줄을 다 서버려 두나라당이 된 것과 다름없다.

    위 10가지 조건 가운데 단 하나도 충족되는 것이 없다. 대부분은 앞으로도 실현되기가 어렵다. 그래도 승리를 위해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은, 유력 후보들이 더 이상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하지 않고 자신들의 강점을 부각시킴으로써 한나라당 전체의 경쟁력을 드높이는 길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나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해당(害黨) 행위를 하는 후보에 대하여 강한 압박을 가하고, 그런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의 본선 승리는 없다. 모든 싸움에서 패자는 적의 공격을 당하기 전에 안에서부터 무너지게 마련이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어떤 후보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더욱 치열하게 벌여 대역전극을 연출할 유혹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경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본선은 어림도 없다. 경선 또한 한나라당 당원들이 현명하다면 그런 후보의 승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다 함께 죽자’는 심산이 아니라면 지금부터라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함께 경쟁을 펼치고 있는 후보들은 타도 대상이 아니다. 무슨 원한이 있기에 전직 당 대표들까지 나서서 유력 후보를, 당의 자산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있는가? 당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려놓고 무엇으로 승리를 기약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용기와 투쟁력을 본선에서 사용하지 않고 동지들의 가슴에 한을 맺히게 하는 데 쓰고 있는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흑백 논쟁을 하는 것은 심각한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