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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아직도 싸우고 있어?" "언제까지 싸운데? 이젠 지겹다."
최근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목소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간 신경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민들도 점점 두 대선주자의 과열경쟁에 식상해 한다. 식상함을 넘어 짜증을 느낀다는 주장도 적지않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석은 한나라당 내에서 나온다. 때문에 어떻게든 지금의 과열경선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해서는 둘 다 죽는다"고 했다. 그래서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역할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 관계자는 소속 의원들의 줄서기와 여과없이 쏟아내는 두 대선주자 진영의 충돌을 보면서 "손학규의 탈당이 이해가 간다"고도 했다.
격화된 두 대선주자 진영의 공방을 보면서 당내에는 분위기 전환의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이명박 두 주자를 압박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을 갖춘 경쟁 후보가 등장하면 두 주자간 과열경쟁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손 전 지사가 이런 역할을 할 최적임자로 꼽혔지만 결국 그도 실패했고 탈당을 선택했다.
손 전 지사 탈당 후 당 지도부는 원희룡 의원에게 역할을 기대했지만 크게 못미쳤고 홍준표 의원이 뒤늦게 경선에 합류하자 양강구도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27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홍 의원은 7월 중순을 기점으로 양강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 자연스레 '제3의 대안후보'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고 홍 의원 본인이 대안후보의 최적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손 전 지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고 그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이미 자신이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서 가졌던 지지율에 도달했고 28일 마지막 정책토론회 이후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홍 의원은 당원과 일반국민이 박 이 두 사람에게 불안감을 느끼면서 점차 제3의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현 경선구도의 변화 시점을 7월 중순으로 꼽은 이유도 '후보검증'이 이 시점에서 정점에 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7월 10일 부터 12일까지 후보검증청문회를 연다. 박 이 두 진영 모두 검증청문회가 경선의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고 청문회가 경선구도 변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홍 의원은 이런 경선구도 변화를 전망하면서 이때부터 굵직한 정책이슈를 제시해 지지기반을 넓히겠다는 심산이다. "7월 중순을 넘어 굵직한 정책이슈를 던지겠다"고 했고 현재 준비가 된 상태라고 했다. 이 경우 홍 의원 자신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고 이 기회를 살려 확실한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겠다는 얘기다. 홍 의원은 "97년과 2002년 대선을 치르면서 어떻게 하면 실패를 하는 가를 현장에서 봤다"면서 "나는 지지않을 방법을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이 두 대선주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12월 19일까지 검증공방이 지속될 것이다.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오로지 저들(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만 방어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했고 "박 후보가 된다면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짜여지고 아마 범여권의 통합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서 30대 이상 50대 초반까지 민주화를 겪은 세대가 12월 19일까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홍 의원은 여권 재선 의원의 말을 빌려 "(여권의 모 의원은)'홍준표가 되면 우리(여권)는 할일이 없다'고 한다"면서 "정책도 저쪽(여권)의 것을 많이 가져왔고 나는 공격받을 것도 없다"면서 자신의 본선경쟁력을 역설했다.
홍 의원이 손 전 지사가 실패한 박근혜 이명박 두 대선주자의 벽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