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21일 "정부의 문서 파일이 특정캠프 모 의원에게 넘어갔으며, 그 의원이 일부 내용을 변조하고 그게 모 언론사에 넘어간 것"이라고 주장하자 그동안 맞대응을 자제하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폭발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 전 시장 측 정 의원의 발언을 접한 뒤 격앙했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참으려고 했는데 이번 건은 그냥 둘 수가 없다"(김재원 대변인)는 게 캠프 분위기다. 정 의원의 발언을 접한 박 전 대표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이날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여성지방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일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묻자 "그 캠프에서는 항상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의 발언을 접한 박 전 대표는 처음 '기가 막힌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캠프 관계자들은 굳이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박 전 대표의 답변을 만류하려 했지만 박 전 대표는 직접 응수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이)네거티브 하지 말자고 강조하는데 이런 게 네거티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근거도 없이 자신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우리 캠프에서 했다고 발표를 하는데 이것은 어려움을 빠져나가려는 것으로 잘못됐다. 이런게 네거티브"라고 주장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이 반전을 위해 박 전 대표 측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캠프 내에서도 정 의원의 발언이 단순히 정 의원 개인의 주장이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 의원이 이 전 시장의 최측근이므로 캠프 차원에서 사전에 계획된 발언이라는 것이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가 정 의원에게 세번이나 기사를 써도 되느냐고 물었고 정 의원은 쓰라고 했다. 이것은 계획된 발언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정 의원의 발언이 나온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마침 이날 한반도 대운하 정부 보고서의 변조 논란과 관련해 경기지방경찰청이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를 압수수색한 때 정 의원의 발언이 나왔다는 점을 의심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 측이 노무현 정부와 더 대립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전선을 다시 박 전 대표로 돌렸다고 설명한다. 캠프의 모 의원은 "노 정부와의 전선 형성이 효용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이 대운하 변조 논란을 박 전 대표 측으로 돌려 다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