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캠프가 여권의 정치공작과 관련이 있다고 보느냐?'

    "(김경준의) BBK나 한반도 대운하 등에 대해 (여권과) 같은 자료로 공격했다. 그래서 정보의 공유는 있었다고 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와 청와대 그리고 범여권이 '이명박 죽이기'에 공조를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양측이 이 전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캠프는 격앙했다. 지금껏 이 전 시장 측의 '범여권-박근혜 캠프 합작설'에 특별한 대응을 자제하던 박 전 대표 캠프는 이 전 시장 본인이 직접 이런 주장을 펼친데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는 "국민을 신뢰하자. 국민이 제갈량인데 구태여 말할 것 없다. 국민이 속을리 있겠느냐"며 맞대응 자제를 요구했고 18일 오전 이 전 시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도 아랫배에 힘을 주고 "참아보자"고 했다고 홍 위원장은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 30분 홍사덕 안병훈 두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한 캠프 회의에서는 강경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그래서 홍 위원장이 결국 기자간담회를 자청했고 박 전 대표 캠프는 이 전 시장에게 19일까지 공식사과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던 홍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도중 화를냈다. 홍 위원장은 "이 후보가 정말 느닷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가 날 죽이려 한다고 각을 세웠고 우리는 '괜찮은 전략이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우리(박근혜) 캠프가 여권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면서 "박 후보가 아무리 만류해도… 엄중히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나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위장전입이라고 얘기할 때도 '주소지 이전으로 해달라'며 막았다. 같은 울타리에서 경쟁하기에 이 후보를 지켜줬다"면서 "그런데 이게 뭐에요?"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는 자기가 지게 됐다고 눈에 핏발을 세우고 극언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면 본인이 왜소해지고 함께 경쟁하는 후보들까지 왜소해진다"고 충고한 뒤 "지난 1년여 동안 박 후보가 계속 지고 있었을 때 어떻게 의연하고 어떻게 담담하게 지키고 캠프를 관리했는지는 다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이 전 시장 발언에 대해 법적대응은 하지 않을 방침이지만 이혜훈 대변인은 "그때가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홍 위원장 간담회 뒤 마이크를 잡은 이 대변인은 더욱 격앙된 목소리로 이 전 시장을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청와대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청와대와 박 전 대표의)공모를 떠올리게 하는 허위사실"이라며 "더구나 캠프 실무자가 아니라 후보 본인이 직접 한 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수차례 있었고 그럴 때 마다 같은 당 후보이기에 직접적으로 저쪽처럼 '법적대응'을 얘기한 적 없었고 공식사과와 엄중경고를 했는데 사과는 고사하고 도를 넘어 더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들어 김유찬씨 관련 사건이 터졌을때도 박 전 대표 캠프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이 전 시장 측 여러 실세라는 분들이 나와 '박근혜 캠프가 배후에 있다' '박근혜 캠프가 사주했다'는 말을 했다.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이 전 시장 측에서 얘기하는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이 (박근혜 캠프와 청와대 정보 공유 주장에 대해)근거를 대지도 못할 것이고 댈 수도 없을 것"이라면서 "응분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고 공개사과 시일을 19일로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