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주제넘은 '훈수정치'에 대한 한나라당의 비판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연일 대변인 논평과 최고지도부 회의 등을 통해 DJ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DJ는 이런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비가 나올 것을 각오하고 국민의 뜻을 얘기한 것"이라며 범여권 대선주자들과 각 정당 대표들을 만나 '대통합'을 주문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호남민심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그동안 DJ 공격을 자제해왔던 한나라당은 DJ가 대선에 개입하려 하고 반한나라당 구도를 만드는 전면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입장을 급선회해 'DJ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1일에도 DJ를 향해 "교시정치를 중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훈수정치' 논란과 관련, '시비가 나올 것을 각오하고 국민의 뜻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나아가 '민주세력이 사분오열되고 국민이 많은 실망을 하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국민바람을 전달하고 소신껏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며 DJ 발언을 소개한 뒤 "이는 훈수정치가 아니라 정치적 월권행위이자 섭정"이라고 맹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국민들의 진짜 바람은 무능한 좌파세력을 심판하고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라며 "무능한 좌파세력이 사분오열됐다고 실망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동교동에서 작동시키는 리모컨을 그만 꺼라. 21세기에 교시정치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DJ는 아직 과거 제왕적 총재로서 본인의 말에 모두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 정치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고 경고한 뒤 "더 이상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바로 대다수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