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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OOO (의원)말 듣고 대답을 해야 하나" "뒤에서 거짓말 하고 딴소리 하고 그 사람 말을 어떻게 믿어" "OOO(의원) 얘기는 꺼내지도 마. 뒤돌아서면 거짓말 하니까" "솔직히 박근혜 티비토론 별로 잘 한 기억 없다" "박근혜가 후보되면 당 망한다" "땅파고 굴파고 도랑놓고 건설공사좀 했다고 경제 살릴 수 있는게 아니다"
여야 정당간 오간 말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두 대선주자 캠프에서 나온 말들이다. 두 대선주자 캠프에서 뛰는 의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과연 같은 당 소속 의원이 맞나'싶을 정도의 발언이 쏟아진다. 공식 인터뷰 중에도 이같은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의원총회 장에서도 의원들은 둘로 나뉜다. 양 진영에서 뛰고 있는 의원들은 상대진영을 향해 여과없이 비난을 쏟아낸 만큼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어색한 분위기다. 어쩌다 서로 인사를 주고 받을 경우에도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는다. 얼마전 본회의장 앞에서 모 의원은 상대진영 의원이 나타나자 주변에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미 두 대선주자 캠프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캠프간 신경전이 두 대선주자간 정면충돌로 번졌다. 그래서 당에서는 '경선 승복 서약서'를 받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선 승복 서약서가 양 진영을 하나로 묶는 처방전이 되긴 힘들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당내에서는 공공연히 '어느 후보가 되든 경선에 패한 후보 진영의 의원들은 18대 공천이 힘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양 진영 모두 서로의 후보에 대해 '당의 자산'이라고 하던 이전과 달리 이젠 상대후보가 되면 한나라당이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박근혜가 후보되면 당 망한다"라는 발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그래서 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근혜 이명박, 두 대선주자 중 어느 한사람이 후보가 되면 경선에 패한 후보쪽에서 이긴 후보의 당선을 막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지금 한나라당에서 정권교체를 얘기하는 사람은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 밖에 없다.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18대 총선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경선룰'을 두고 당을 분당위기로 까지 몰았던 두 대선주자 진영은 이제 '후보 검증'과 '여론조사 설문방식'을 놓고 또 충돌할 태세다. '후보 검증'은 박 전 대표 측에서 벼르고 있는 최대 이슈이며 여론조사 설문방식은 어떻게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크게 10%까지 차이가 나고 있어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점쳐지고 있다. 양 진영의 본격적인 신경전은 작년 10월 부터다. 양 진영간의 충돌이 벌써 8개월 째 진행되고 있고 경선일까지는 앞으로 3개월간 더 큰 전쟁을 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