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6일 "나는 정치하면서 한 번도 탈당해 본 경험이 없다"면서 "한나라당의 좋은 후보가 돼서 국민에게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며 '본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강원 지역 방문에 앞서 가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재안 갈등 때문에 탈달할 생각은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한 뒤 "가능하면 (여권도) 통합해서 강한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범여권이 통합을 이뤄내면 한나라당이 정권창출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가능하면 통합이 돼 강한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 오히려 강한 후보가 나오는 것이 진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이 굉장히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가 진정성있고 누가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런 것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한나라당이 극복하고 그보다 더 나은 후보, 더 일 잘하는 후보를 뽑아내면 이길 수 있다"면서 "우리는 못하면서 우리보다 더 못한 사람이 나오기를 바라면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극적 양보를 통해 당 수습을 이끈 이후, 경선보다 본선을 염두에 두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이 전 시장은 또 박근혜 전 대표와 중재안 통과를 놓고 서로 '양보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는 "다 어리석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16일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강원 지역을 순회하며 대선 행보를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인터뷰에서 8월 경선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긴다는 생각으로 한다. 다 출발선에 선 사람은 내가 일등을 하겠다고 하지 꼴찌 하겠다고 뛰는 사람 없지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구나 1등 하겠다고 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중재안 통과 이후 박 전 대표측과 누가 양보했느냐를 놓고 맞서는 느낌이 든다'는 지적에 "그건 다 어리석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국민이 이해하기 때문데, 국민이 다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좋지않다"고 덧붙였다. 재차 이 전 시장이 양보했다는 뜻이냐는 물음에는 "그런 대답은 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0.5% 늘어난 선거인단, 투표소 확대 설치와 전국 동시투표 등 나머지 조항 박 전 대표측이 불리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국민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국민 지지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국민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은 대통령이 되느냐 안되느냐와 관계가 있다"면서 "그래서 당심에 의존해 민심의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당과 나라를 위한 5.14 대결단'이라고 명명한 전격 양보 발표와 관련, 이 전 시장은 "계산을 하면 싸움이 될 수 있으니 그것을 뛰어넘어 국민의 눈을 보고 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민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심에서는 박 전 대표와 힘든 경쟁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전 시장은 "국민의 지지가 바로 당심이고 당원이 바로 국민"이라며 "국민이 따로 있고, 당원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당심도 민심과 일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당원이 곧 국민이고 국민이 당원이기 때문에 그것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누구 지지가 높으냐, 낮으냐를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 '당심이 어떻다' 하는 것은 당 대표를 뽑을 때에나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말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 당 검증위원회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검증은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단지 음해성, 없는 것을 있는 것같이 폭로하는 '아니면 말고'식은 전근대적"이라며 경계했다. 그는 "요 근래 일어났던 일이 그렇지 않느냐. 터뜨려서 국민들에게 심려만 끼쳤는데 알고 보니 아무것도 없는 것, 이런 음해성은 당내에서 일어나면 안된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과거 이회창 후보가 음해성 (공세) 때문에 피해를 많이 입었다. 나중에 보니까 전부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지적한 뒤, "우리 한나라당이 그런 일로 당했는데, 한나라당 내에서 똑같은 수법을 쓰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 있을 때 대기업의 2인자가 되려면 철저한 검증 받아야 한다. 서울시장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할 수 없다"며 '검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검증위원회 구성에 있어 이 전 시장은 "당이 잘 할 것"이라고 신뢰했다. 그는 "이런 중대한 일을 앞두고 편협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에 맡기면 된다. 후보가 거기다 팥놔라 콩놔라 하면 자꾸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지고 보면 늘 당외에 (있었고), 당권에 가까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당에 맡기면 불리하겠지만 그래도 당을 믿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이후 고성군 통일전망대를 방문하고, 속초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한 뒤 강릉지역 당원협의회 당직자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강원 지역방문 이틀째인 17일에는 삼척에서 열리는 동해안 발전 학술토론회에 참석한 뒤 동해·삼척, 태백·영월·평창·정선 등의 당협 당직자 간담회를 갖고 강원 '당심잡기' 행보를 이어간다.[=고성·속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