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김성은 장관님께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
     

    마지막까지 나라의 안보를 걱정했던 김성은 전 국방장관의 빈소를 찾은 이종구 전 국방장관이 이같이 말했다. '귀신 잡는 해병' 칭호를 얻었던 한국전쟁 영웅 김 전 국방장관(15대)이 15일 과로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83세. 해병대 출신 최초로 국방장관을 지낸 고인은 일선에서 은퇴한 후에도 역대 국방장관모임 회장직을 맡으며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등 마지막까지  애국심을 불태웠었다.

    이날 서울 송파구 현대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전현직 장성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고인의 갑작스런 별세에 안타까워 하며 나라를 위해 활동한 고인의 뜻을 기렸다.

    고인의 빈소에는 이명박 박근혜 두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조화를 비롯 각계에서 보낸 조화들이 고인의 애국을 기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빈소에 찾아온 이들은 김 전 장관과 함께 격동의 한국역사를 지냈던 사람들이라 남다른 기억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고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실때 부관으로 일했죠' '김 장관님을 모시며 가르침을 많이 받았었는데' '해병대 시절엔 말이죠...' 또한 생전에 고인이 그토록 매진했던 한미 연합사 해체 반대 사업을 함께 했던 전직 장성들은 하나같이 마지막까지 나라를 걱정하던 노병을 기억했다.'한미연합사 문제로 매일 이리저리 뛰어 다니셨는데' '며칠 전까지도 그렇게 열심히 서명을 받으시려고 애쓰셨는데'라는 말들이 나왔다.

    한평생 군에서 나라를 위해 일한 고인은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을 걱정했다.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1000만명 서명추진본부를 이끌었던 것. 고인과 함께 서명 운동을 이끌었던 고인의 동생 김효은 전 경찰청장은 "정말 이 일에 혼자서 너무 매진 했다"며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3~4개의 단체를 돌며 연합사 해체 반대 서명을 할 것을 독려하고 강연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 전 경찰청장은 "너무 과로 하셨다"며 "쓰러지기 바로 전까지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찾아가 기독교계가 한미연합사 반대 서명운동에 적급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목소리는 쉬고 목은 빨갛게 부었는데도 열변은 그치지 않았었다"고 생전 마지막 모습을 기억했다.

    김 전 장관은 별세하기 며칠 전 뉴데일리등 우익 인터넷 신문대표들과 만나 서명운동 확대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1000만명 서명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었다.

    그는 고인이 매진했던 1000만명 서명운동에 대해 "더욱 열심히 할 것"이라며 "고인은 군대의 조직과 편성은 정부 대 정부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정부가 노력하면 한미연합사 전작권 전환 문제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다는데 강한 자신감을 보였었다. 고인은 6월 25일 전까지 500만명 서명 달성을 목표로 했었다. 지금까지 350만명의 서명을 받았는데 고인의 뜻을 이어 받아 6.25 전까지 500만명 서명을 반드시 달성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고인은 생전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 운동을 하면서 언제나 '나이가 이제 고령이니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마지막 사업이며 마지막 유언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그분은 마지막까지 나라의 안보를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편, 고인은 1946년 해군 참위(소위에 해당)로 임관해 1949년 4월 해병대 창설 때 참모장직을 맡았다. 6·25전쟁 때는 태극무공훈장과 미 은성무공훈장 등 총 19개의 훈장을 받았다. 6·25전쟁 당시 한국 해병대가 처음으로 단독 상륙작전을 벌인 통영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해 우리 해병대가 미국측으로부터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애칭을 얻게 한 당사자다. 해병대 1사단장, 해병대 부사령관 해병대사령관을 역임했다. 전역 후에는 제10대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을 거쳐 1963년부터 5년간 제15대 국방장관으로 재임했으며 1963년에는 합동참모본부를 창설했다.고인은 최근까지 역대 국방장관 모임과 성우회(예비역장성 모임)를 중심으로 전작권 단독행사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

    유족으로는 장남 김영환(61)씨 등 5남 1녀가 있다. 장례는 해병대사령부장(葬)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이다. 발인 18일 오전 7시, 안장식 18일 오후 3시 국립 대전현충원 장군 제1묘역. (02)3010-2000, 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