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공식출마선언을 한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기자실은 1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1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1시경 당사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은 경선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함께 단상에 올랐으며, 곧바로 "한나라당 후보로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시장의 입장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박수로 맞이했다.

    출마선언 발표 직후 몇가지 질문에 대한 일문일답을 마친 이 전 시장은 기자실을 한바퀴 돌며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 전 시장의 팬클럽 MB연대(박명환 대표)는 "대한민국의 어버이가 되어달라"며 카네이션을 전달했다.

    이 전 시장을 둘러싼 인파는 당사를 벗어나기 전까지 흩어질 줄 몰랐다. 당사 밖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사이에서 이 전 시장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에 답했다. 한 지지자는 이 전 시장에게 방탄복을 선물했다.

    당 중재안 거부를 거듭 확인한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이 전 시장은 "오늘은…"이라며 기자회견장 뒷배경에 설치된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위해 일하겠습니다'라고 적힌 그림을 가리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시장의 기자회견장에는 김석준 김애실 김양수 김영덕 김재경 김희정 박계동 박순자 박승환 박찬숙 박형준 박희태 안경률 안택수 윤건영 이계경 이군현 이방호 이병석 이성권 이윤성 이재웅 임인배 정두언 정종복 주호영 진수희 차명진 최병국 허천 홍문표 의원 등 31명의 당 소속의원이 함께 했다.

    다음은 출마선언 직후 주고받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일문일답.

    ◆ 최고권력자가 아니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데 경제가 관심사 인데 어떤 공약으로 경제를 살릴 대통령 후보란 인식을 심어줄 것인가. 또 강대표 중재안을 두고 혼란스럽다. 이런 사정때문에 출마선언을 한 것은 박 전 대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경선중재안을 박 전대표가 안받아들일 경우는 박 만날 것인가.

    = 나는 오늘 국민을 향해서 잘 사는 국민 강한 나라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경선에 관련된 문제를 얘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실물경제를 해왔다. 온세계를 다니면서 열린사회가 올 것이라 믿고 기업가와 세계지도자를 만나면서 경제를 살리는 데 한 몫을 했다고 자부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첫째도 경제살리기고 둘째도 경제살리기다. 경제살리는 정책은 많은 사람들이 살리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살릴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일에 실천하는 데 전념을 하고 반드시 동북아에서 어느나라 못지 않은 우뚝선 나라를 만들겠다.

    이 날짜는 오래전에 결정이 돼 있었다. 강 대표가 갑자기 (중재안을)발표해 날이 중복됐고 (그래서)불편해졌지만 오래전에 결정된 것을 바꾸기 뭐해서 제가 오늘 계획대로 발표하게 됐다.

    그리고 나는 박근혜 전 대표는 어느 누구보다 한나라당을 사랑한다 생각한다. 나도 이번 결정에 누구못지 않은 불만이 많이 있다. 대통령 후보는 국민의 뜻과 민심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민심반영이 나는 사실 만족스럽지 않았다. 만족스럽지 않다기보다 불만이 있다.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당원들의 화합과 단합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 나는 많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에 따르기로 했다.

    ◆ 서울시장 재직시절 월급을 전액 기부했는데 대통령 되면 기부할 의사는? 가장 큰 문제가 부동산 문제인데 너무 올라서 걱정이고 불만이 많다. 부동산 문제해결은?
     
    = 서울시장 때 월급을 어디다 줬다는 것이 알려지기 바란 것은 아니다. 알리지 않았는데 서울시장때는 부득이 알려졌다. (나는)환경미화원을 하면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혹시 상처를 입는다든가 어떤 사고가 생겼을 때 (도우려던 것).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여기서 잘못 말하면 생색을 내는 것이고 서울시장때 했던 방식대로 나름대로 해나가겠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다.  

    부동산 문제는 한국경제를 바로잡는 의미도 있고 서민고충을 덜어주는 의미도 있다. 부동산 정책은 확고하고 일관돼야 한다. 저는 부동산 정책중에서는 최근 잘 나오는 문제인 조세문제에 걱정을 하고 있는데 종합부동산세에서는 장기 은퇴자에 예외규정을 둬 면제해줄 필요가 있다. 투기를 목적으로 한 사람과 오래전부터 1가구 1주택을 보유해 살아온 사람을 동일시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않다. 확고하게 일관된 정책을 해 종합적인 대책으로 잡아보겠다.

    ◆ 서민경제에 가장 크게 대두되는게 한미 FTA와 한유럽 FTA, 비정규직 문제가 있는데 두가지 사안 어떻게 풀어갈지.

    =서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문제와 FTA는 반드시 직결되지 않는다. FTA를 통해 경제의 기회를 줌으로 서민들은 좋아질 수 있다. 직접 피해를 입는 낙농업자 종사자들은 정부가 철저히 보상과 더불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한다.

    비정규직은 해결해야한다는 문제와 노동의 유연성 이 두가지가 상호보완적이라 할 수 있고 비판적 관계도 될 수 있다. 비정규직이 너무 경직되면 기업의 고용정책이 경직돼 불리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해결방법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용이 많으면 비정규직으로 가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대학졸업생에게 일자리가 5-6개 정도 온다. 일하는 사람에게 선택이 있다. 많은 더 좋은 직장과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일자리가 적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라도 일해야겠다고  가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