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분위기는 폭풍전야의 모습이었다. 9일 강재섭 대표가 '경선룰'의 최종 중재안을 던진 뒤 열린 회의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박 전 대표 캠프내에서는 강 대표의 퇴진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강 대표가 곧바로 당헌.당규 개정권한을 갖고 있는 전국위원회에 상정해 중재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위원회 의장인 김학원 의원은 9일 "박근혜-이명박 양 대선주자가 합의하지 않은 경선룰 중재안은 전국위 상정을 거부하겠다"며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친박성향 의원으로 분류된다.  

    9시 정각 맨 마지막에 회의장에 입장한 강 대표의 표정은 어두웠다. 참석한 최고지도부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뒤 곧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자신의 중재안에 대한 박 전 대표의 강한 불만표출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 참석해 강 대표에게 상정거부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김학원 의원이 회의 시작 전 "최고위원회의 시작전 제가 한 말씀만 할까요"라고 했지만 강 대표는 "있다가 실컷 얘기하세요"라며 발언을 막았다.

    그리고는 "아무리 폭풍우가 몰아쳐도 선장은 배를 몰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나는 무조건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반대와 김 의원의 상정거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박 전 대표 측의 위헌주장에 대해서도 반격했다. "내가 이 중재안을 내면서 어느쪽이 유리한가, 어느쪽이 불리한가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 위헌이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정말 심사숙고해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예를들면 여성 할당제를 한다든지 최저임금제를 한다든지 다 있다. 그래서 내가 한표를 두표로 만다는 것은 위헌이기에 어느쪽이 아무리 주장해도 안받았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에서 할당제처럼 국민참여를 조금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고 시뮬레이션 해보니까 총 24만 표중에 500표도 차이가 안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회의를 곧바로 비공개로 돌렸다. 아무도 마이크를 잡지 못했고 공개로 진행된 회의 시간은 2분에 불과했다. 당 관계자는 "강 대표가 의원들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