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시 35분 회의장을 빠져 나온 이명박 전 서울시장. 취재진을 향해 웃었지만 어색했다. 애써 담담한 듯 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만족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이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회의가 끝난 직후 당사 앞에서 각자 취재진들에게 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4자회동이 끝난 뒤 두 사람은 마주치지 않고 각자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5분여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40분 경 준비된 차량으로 자리를 떠났다. 박 전 대표 보다 4분 일찍 자리를 떠났다.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변인이 하기로 했는데…"라며 답변을 피했다. 재차 묻자 이 전 시장은 "서로 앞으로 잘해보자. 비난없이 실무진들도 자주 만나 의사소통을 하면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국민들에게 부담을 줬지만 앞으로는 잘하기로 했다"고 말한 뒤 "네거티브에 대해서는 당 대표 책임하에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입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한 것과 달리 이 전 시장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계속된 취재진의 질문에 선뜻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대부분의 질문에 "당 대표가 내용을 잘 알고있다"고만 했다. '경선룰'에 대해 다시 묻자 "당 대표가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최고위원회의에서 잘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고만 답했다. 대다수 질문에 답변을 피하던 이 전 시장은 준비된 자가용을 타기 전 마지막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가 차에 타기 전 던진 말은 "앞으로 당의 비리문제는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고 법적인 문제가 있으면 처벌도 해야 한다. 그런 것에 대해 강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과태료 대납'문제로 검찰에 지역 사무실을 압수수색까지 당한 강 대표와 의료계의 정치권 불법 로비사건에 연루돼 검찰의 소환예정인 정형근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강 대표와 정 최고위원 모두 박 전 대표의 지원사격을 통해 지도부에 입성했다. 강 대표는 물론 박 전 대표에 대한 압박인 셈이다. 이 전 시장은 '비리'문제에 대해 강 대표에게 "오해없도록 하자"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배석한 유기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열린우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도 하는데 시대상황이 변하고 있고 당도 이런 변화에 맞춰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여론조사 반영 방식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열린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제3자도 들어오고 하는데 (한나라당도)너무 폐쇄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주문도 했고 "민심과 당심을 5대 5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유 대변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