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진화 교육훈련장에 왠 여성? 이들이 산림보호감시를 위해 교육훈련을 받고 있는 교육생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 전북 진안 임업기능인훈련원에는 산림보호감시원으로써 기본소양 교육훈련을 받고 있는 교육생들의 함성소리가 가득하다. 2월5일부터 6월29일까지 20차에 걸쳐 총 1000명의 산림보호감시원들이 5일간 합숙을 하면서 산림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교육(산불진화ㆍ감시, 산림병해충예찰, 산림재해예방 등)을 받고 해당 지방산방청ㆍ지자체에 배치되어 산림보호감시 활동을 한다.

    교육생들 중 여성대원은 10명 중 1명꼴로 이들은 훈련원에서 남성들과 함께 합숙을 하면서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여성 산림보호감시원들은 남성들과 동등하게 진화장비를 들고 산불진화 훈련을 받는다. 등짐펌프와 불갈퀴, 장글도, 헬멧을 착용하고 진화선 구축실습 방염텐트실습 방연마스크실습 산불현장안전 등 산불 현장에서의 전반적인 산불진화요령에 대해 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산림 분야 중에서도 여성들이 산불을 감시하거나 산불을 진화하는 것은 좀 어렵다고 생각되는 분야였었다. 간혹 각 지자체 여성 산불담당 공무원들이 산불 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산림공무원이 아닌 일반 여성이 산림보호감시원으로 지원하여 산불 현장에서 산불진화를 하는 것은 한번도 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산불로부터 지키는데 남녀 구별이 있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이처럼 요즘 우리사회는 여성이 넘지 못하는 장벽은 없는 듯하다. 여성의 신체적인 조건상 넘기 힘들다고 생각했었던 전투기 조종사와 남자들조차 하기 힘들어하는 소방업무까지 사회 각 분야에서 남녀의 성벽을 넘어 남성과 당당하게 어께를 함께하고 동료로써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산불감시를 비롯한 산불진화 분야에도 여성의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산불진화의 선진국이라는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여성이 남성과 함께 산불진화대원으로 왕성하게 활동 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산불예방을 위해 산림보호감시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용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충남 천안에서 왔다는 최윤숙(45세)씨는 “평소에는 산림에 대해 관심도 없었는데 산림보호감시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산불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 예방을 위해 매일 남자대원들과 함께 순찰을 돌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산불현장에 투입되어 산불진화도 했었는데 산불을 진화하는 것이 일반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 힘들고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산불로부터 우리 고장의 소중한 숲을 지킬 수 있도록 산불감시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전북 장수에서 왔다는 이순자(50세)씨도 “산림감시원으로 참여하는 데 남성의 벽이 높아 어렵게 참여하게 되었다”며 “여성의 장점을 살려 산불기간 산불 취약 지역 내의 모든 마을들을 다니며 산불감시 및 계도활동을 실시하고 산불홍보 영상자료를 지원받아 산불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영상을 보여주면서 산불예방 홍보활동을 하겠다”며 영상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산불을 비롯한 각종재난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지키는 데는 남녀가 따로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산림은 입산자들의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엄청난 산림피해가 발생하고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한 산사태 소나무재선충을 비롯한 각종 산림병해충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알고 있다. 이러한 재난을 사전에 감지, 차단하기 위해 오늘도 산림현장을 누비고 있을 모든 산림보호감시원의 활동에 우리는 큰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