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6년 7월 3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조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성스러운 군복을 입은 국군을 향하여 ‘군인 출신들이 무슨 시장을 아는 사람들이냐’, ‘한 번도 자유경쟁 속에서 일가를 이루어보지 못한 사람들이다’, ‘월급 받고, 배급 받던 국군(國軍)은 자유를 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망언을 한 공성진을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가 법적으로 제소하려고 했었으나, 우파분열을 우려해서 일단 유보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통 우파의 이론가이자 언론인인 조갑제 씨를 향해 또 시비를 걸었다. 참으로 철딱서니 없는 정치인이 무모한 언행을 일삼는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외교안보 참모로 알려진 공성진이가 지난 22일 기자들 앞에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를 향해 극우로 규정하면서, “조갑제 씨는 ‘파(far) 우(right)', 즉 극우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공성진은 “조갑제 씨가 하는 강의에는 우선 65세 이상의 사람들만 듣는다”면서 “내 강의에는 주로 20대만 듣는데…”라고 조갑제 씨를 우회적으로 비아냥거리며, 인격을 폄훼시켰다.

    또 공성진은 “원래 극우와 극좌는 통하는 법”이라고 하면서 “사람이 변해도 한 30도 가까이 변해야 이게 생각이 ‘아 좀 바뀌었구나’ 할 텐데 조 씨는 그 선을 넘었다”면서 강경 어조로 조갑제 씨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도대체 공성진이가 조갑제 씨를 갑작스럽게 맹비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면, 그 답은 이명박 전 시장이 조갑제 씨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공성진은 “(조갑제 씨가) 월간조선 대표 때는 그나마 좀 나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극우로 갔다”며 “마치 자기 혼자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순교자로 착각하고 있다. 그에겐 ‘마더 콤플렉스(Mother Complex)', 즉 순교자 콤플렉스가 있다”고 비비 꼬우며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공성진은 “이 전 시장은 조갑제 씨와 같은 극우세력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불가근불가원 아닌가”라면서 “그런데 (이명박) 캠프에서는 좀 고민이 많은 것 같다”라는 말로서 보수층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라는 캠프의 고민을 기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시사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선거에만 촉수가 뻗혀있는 공성진에게는 어떻게 하면 주군에게 과잉충성이라도 해서 잘 보일까 머리를 회전하고 회전한 끝에 나온 기자회견의 선문답일 것 같다.

    기자들이 ‘그렇다면 공성진은 왜 조갑제 씨 등이 주도한 3.1절 보수집회에 참석했느냐’라는 날카로운 질문에, 공성진은 싸가지 이미지답게 “정치인이 못갈 데가 어디 있나? 피아를 구분해서 되냐”고 퉁명스럽게 되레 반문했다는 것이다. 코미디치고 대단한 코미디다. 보수집회를 이편과 저편으로 구별 짓는 공성진의 야릇한 사고는 대단한 문제가 있다. 공성진의 진실성 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공성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래서 꼭 튀고 싶고, 히트치고 싶어 하는 싸가지로 통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대세론주자 참모이니 이다음 공천이야 별로 힘들지는 않겠지만(?), 이런 자가 정치권에서 입질하고 소란을 피우는 세상이니 ‘세상에 국회의원인들 누가 못하랴’라는 말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될 법도하다.

    북미관계가 다소 풀릴 것 같은 기미가 보이니 여태까지는 가만히 쥐죽은 듯 있다가 마치 해빙기가 와서 제 철을 만난 듯, 공성진은 정통우파인 조갑제 씨를 극우로 단정하고, 느닷없이 공격하는 꼴 같지 않은 못된 꼴을 내 보이고 있으니 가히 공성진 식 히트성 공격이 이런 것이 구나를 세삼 느끼게 한다. 일개의 정치인이 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은 인간사회의 기본 질서인데 이 기본 질서를 거역한 정치인이 바로 공성진이련가?

    공성진이 지금은 잽싸게 대세론 1등 주자 뒤에 줄을 서서 참모역할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요상한 대한민국 정치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람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정치인들의 사시(斜視)는 정녕 고칠 수 없는 시대의 고질병인가?

    시류에 맞춰 어떻게 하면 눈치껏 몸을 숨기고, 눈치껏 몸을 내보이면서 낯 뜨거운 아유와 과잉충성을 밥 먹듯 하며, 어떻게 하면 히트나 칠 수 있을까 하고 짱구를 굴리는 정치꾼들이 정치판을 뒤흔들고 휘젓는 한 결코 대한민국 정치는 선진화될 수 없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