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27일 사설 '노정권 주역들의 반 FTA 단식농성'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노무현 정권의 주역인 천정배 의원과 김근태 의원이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나섰다. 26일 국회 본청 출입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천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했지만 그 당의 창당주역으로서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중진이고 직전 법무부 장관, 곧 노 대통령의 법률참모를 지낸 인물이다. 27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 농성하는 김 의원 역시 열린우리당 창 당주역으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당의장까지 지냈다. 노 정권의 두 ‘주연’이 노 대통령의 FTA 체결 방침에 반기를 들다못해 ‘단식의 저항’을 잇따라 벌이는 것이다. 늘 21세기 디지털 시대정신을 말해왔지만 정작 의식구조는 흑백TV 시대의 구태에 머물러 있음을 반증한다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그들이 이제 와서 한미 FTA 체결이 곧 국익손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국민적 빈축을 사기에 알맞다. 그것을 명분으로 내세우자면 국무위원이나 당 고위직에 있을 때 했어야 했다. 정권 요직에서 누릴 것을 다 누리면서 침묵하다가 이제 와서 반대하는 것은 기회주의 처신으로밖에 볼 수 없다. 범여권의 대선 주자 일원으로 거론돼온 그들의 단식은 대선을 앞두고 좌파·친북·반미 세력과 진보 세력이 혼재된 반(反)FTA 세력에 편승해 자신의 지지도를 높여보려는 치졸한 계산속으로 비친다. 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정치적 이미지에서 친노(親盧)색깔을 세탁하려는 의도 또한 짚이고도 남는다.
김 의원은 “3월말까지 FTA를 타결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며 순교자 행세를 해왔고, 천 의원은 “무능력한 협상단에 국가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며 미국측과의 최종 담판중인 한국 협상대표단을 끌어내리고 있다. 대선 주자들이 FTA 체결이라는 국가 미래의 대사조차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삼기 위한 적나라한 염량세태가 바로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언행의 일관성·진정성, 국정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 어느 하나 찾아볼 수 없다. 국민은 지금 오직 표만을 의식하는 포퓰리즘 정치인의 면면을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