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9일 충청지역에서 ‘민심·당심 잡기’ 정책투어를 이어갔다. 전날 전북지역을 돌고 전주에서 하룻밤을 보낸 박 전 대표는 이날 아침 일찍 군산으로 이동, 이 지역 당원 대의원들부터 만났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당심’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 충남으로 옮겨서는 서천·보령·부여·온산 등 충청도 지역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위원장들과 5차례나 간담회를 갖는 등 당원·대의원 접촉에 공을 들였다. 물론 하루 세끼 식사도 지역 당직자들과 함께 했다.

    박 전 대표는 정책투어로 민심을 파고들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충남 지역 현안 중 하나인 군·장 국가산업단지 장항지구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군산과 장항의 해안선을 연결해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국책사업으로 군산 지역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반면 충남 서천군 장항 지역은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18년째 공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전 대표는 공사가 중단된 장항 지역을 직접 방문해 사업 설명을 들은 뒤 공사 재개를 위해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장항산단(산업단지) 대정부투쟁 비상대책위원회’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국가가 이런 국책 사업을 하려면 확실하게 검토해 책임 있게 시작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안겨 준 뒤 18년 동안 공사가 답보상태로 불신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을 꼽는 ‘신뢰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염원하는 이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18년 동안 답보상태인 공사를 빨리 시작해야 하고 문제점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고치면 된다”며 “서천군민들의 염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자율방범대 범죄예방결의대회’에도 참석했다. 전국 자율방범대원은 18만6000여명으로 이날 충남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읍·면·동 자율방범대장 1500여명이 모였다. 박 전 대표는 대회축사를 통해 “여러분의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 덕분에 주민의 안전과 지역공동체를 지키는 일에 자율방범대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며 “봉사와 노고에 진심으로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정치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전을 지키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정치개혁이고 선진한국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앞으로 변함없이 지켜 갈 소중한 꿈이자 가치다. 여러분과 힘을 모아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박 전 대표 외에도 한나라당 한선교·이진구·서상기 의원,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 국민중심당 류근찬·정진석 의원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밤늦게까지 당원·대의원들을 만난 뒤 전북·충청지역 ‘민심·당심 잡기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승용차 편으로 상경한다. 다음 주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경남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서천·공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