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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9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북한이 16일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5회 생일을 앞두고 선물 조달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북은 해마다 이날이면 ‘600여 충성 가문’에는 고급 손목시계 귀금속 자동차 포도주 캐비아 등을, 평양 등 특수지역 주민에게는 달걀 고기 등을 돌려 왔다. 모두 폭정(暴政) 유지를 위한 밑밥이다.
김정일 집단이 신나게 ‘아방궁 잔치’를 준비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절대다수의 북한 주민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다. 견디지 못해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는 주민이 늘어 가고, 살아남아 한국에 온 탈북자만도 1만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친북좌파 세력은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은 채 거꾸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기에 바쁘다.
경찰청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들어서만 각종 친북단체의 홈페이지에 김 부자 칭송 글이 4400여 건이나 올랐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범청학련, 민주노총 등 12개 단체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3000여 건이 남아 있다. 대부분이 북의 대남선전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이 작성한 글을 퍼 나르거나 흉내 낸 내용이다.
이런 친북좌파는 북이 말하는 ‘김일성민족’의 일원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민족’과는 다르다. 북이 스스로를 ‘김일성민족’으로 칭한 지는 오래다. 김일성과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자신들은 한민족이기에 앞서 ‘김일성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남한의 친북좌파는 ‘김일성민족’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도, 북을 ‘지상낙원’이라고 하면서도 북에 가서 살지는 않는다. 지옥보다 더한 북의 실상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입만 열면 ‘민족, 자주, 진보’를 말한다.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미군을 몰아낸 후 ‘민족끼리’ 통일하자고 한다. 이를 위해 반(反)보수대연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운다. 이에 반대하면 누구든 수구(守舊)꼴통, 반민족, 반통일, 반평화 세력으로 몬다. 이보다 더한 반민족적 행위가 없다. 4900만 대한민국 국민을 속여 북한 세습왕조의 노예로 만들 심산이면서 ‘진보의 양심’을 얘기한다. 기만(欺瞞)의 극치다.
이런데도 검찰과 경찰은 손놓고 있다. 인터넷상의 ‘김 부자 칭송 글’만 해도 정보통신부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 현 정권 아래서는 국민이 일어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