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 백골부대를 방문하고 군장병을 격려했다. 백골부대는 6.25 당시 38선을 1950년 10월 1일 최선봉으로 돌파해 국군의 날을 제정하게 된 계기를 만든 부대로 유명하다.

    이 전 시장은 21일 백골부대를 찾아 백골OP(관측초소)에서 현황브리핑을 받고 사병들과 자유로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전 시장은 사병들과 족구게임을 벌인 뒤,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사병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현황브리핑을 받는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세계에서 500m 거리를 두고 서로 적대관계로 마주보고 있는 곳은 없을 것"며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태극기와 유엔기가 함께 걸려있는 것을 보고 "유엔과 잘 공조해야하며 평화를 사랑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의 도발적인 움직임을 우려하며 이 전 시장은 "겁이 없구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백골OP 방명록에 "백골용사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지켜주셔서 국민들은 편안히 보낼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라고 남겼다.

    군 관계자는 사병들에게 "6.25때 백전백승을 한 백골부대와 이미지와 걸맞는 이명박"이라고 이 전 시장을 소개했고, 사병들은 환호와 박수로 반겼다. 이 전 시장은 사병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매년 전방을 다니면서 장병들의 숙소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경제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국가재정이 튼튼해져 젊은이들이 군생활을 기꺼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생활 기간이 낭비가 아닌가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이는 헛된 시간이 아니라 삶에 보탬이 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막내아들이 오뚜기부대를 제대했다"고 소개하면서 "처음에는 군생활에 만족못해 걱정했었는데, 1년뒤 '군에서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고 동료와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워 큰 보람이 있다'는 편지를 받고서 남자가 군생활을 하면 삶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긍정적, 적극적으로 군생활을 해달라"는 당부도 전했다. 

    한편 사병들과 벌인 족구경기는 이 전 시장을 포함한 '방문팀'이 '중대팀'에 세트스코어 2:1로 패했다. 이 전 시장은 연신 '화이팅'을 외치며 사병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이 전 시장은 온몸과 얼굴에 흙을 묻혀가며 헤딩공격까지 보여주는 등 기대이상의 실력을 과시해 사병들을 놀라게 했다.

    백골부대로 향하던 중 약간의 소동도 있었다. 휴게소에 잠시 들른 이 전 시장을 발견한 서울 모 여성산악회 회원들이 이 전 시장을 붙잡고 자신들이 타고 온 버스로 모셔간(?) 것. 이 모임 50대 여성은 이 전 시장에게 "정치뉴스를 보면 도둑놈밖에 안나오더라"며 "경기를 제발 좋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동차량으로 돌아온 이 전 시장은 "워낙 경제가 안좋으니 (서민들 걱정이 많다)"면서 "그런데 내가 납치됐는데 아무도 안막아줬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웃돕기와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곳을 찾는 것으로 한해를 마무리할 방침인 이 전 시장은 이날 군부대 방문에 이어 연말까지 경찰서 소방서 등 일선현장을 찾아나설 예정이다.[=철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