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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어지럽게 만든 것을 내년에는 새 정권이 확실히 청소해야 한다"(김영삼 전 대통령)
"보고 있지만 않고 행동할 가능성도 있다"(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년여만에 만찬회동을 가진 YS와 JP는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노무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두 사람 만남의 가교역할을 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YS와 JP가 "국가가 방향을 못잡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정신 차려서 국정에 임해달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두시간 동안 "나라 걱정"을 하고 나온 YS는 "나라가 어려워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평생 정치를 했는데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JP도 "보고만 있지 않고 행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이번 만남이 단순한 '나라 걱정' 차원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내년 설을 전후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번 회동에서 YS와 JP는 'DJ-노무현 회동'을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이 잘못된 것을 봉합하기 위한 야합"이라고 폄훼하면서 "내년에 DJ와 노 대통령이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는 일말의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이번 'YS-JP 회동'이 'DJ-노 회동'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미 DJ는 목포를 방문하고 햇볕정책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노 대통령과도 만났다. 2007년 대선을 일년여 앞두고 'DJ-노무현'에 이어 'YS-JP'까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면서 '정권재창출 vs 정권교체'의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JP는 "김 전 대통령(YS)이 국가를 위해 애를 썼는데 국가에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이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구별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힘을 써야 겠다"고 '행동 할 때'임을 강조했다. 이에 YS는 "내년에 국민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큰일난다"며 "노 대통령이 어지럽게 만든 것을 내년에는 새 정권이 확실히 청소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서 전 대표가 전했다. 서 전 대표는 "이분들이 정계복귀를 하겠느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느냐"며 정권교체를 돕는 이들의 역할에 비중을 뒀다.
YS "노무현, 정신상태가 이상하다"
JP "DJ와 노무현이 내년에 세상을 바꾸려 한다"
YS-JP와 배석한 서 전 대표에 따르면 두 사람은 현 시국이 건국 이래 최대 위기상황이며 그 책임은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 있다고 봤다. 이들은 노 대통령에 대해 "정신상태가 이상하다"(YS) "분열증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JP) 등 비난을 퍼부었다. 또한 DJ와 노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연대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YS는 "6.25사변이 얼마나 지독한 전쟁이었는데 이를 내전이라고 하는 대통령이 어디에 있느냐"며 "노 대통령이 김정일 비위 맞추는 일만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하야 가능성을 언급한 노 대통령의 '임기 발언'을 두고 "끄떡하면 그만둔다고 하고 자고나면 장소에 따라서 말이 다르다"며 "정신상태가 이상하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한 "준비 안된 사람, 꿈에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나라가 이꼴이 됐다"며 "그런데 그 양반(노 대통령) 정신을 차릴 수 있겠느냐. 이제 와서 정성을 다한들 국민들이 믿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어 "DJ와 노무현씨가 막대한 자금을 (북한에) 지원해 (북한이) 핵개발을 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포용정책을 하려고 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햇볕·포용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P는 "노 대통령이 정상이 아닌 것이 문제다.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임기 중에 대통령직을 그만두겠다고 하느냐"며 "다른 곳에 가서 엉뚱한 소리 하고 그러니 국민들이 더 걱정 하는 것 아니냐. 정신차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안과 불신을 조장하고 국민들에게 충격을 줘서야 되겠느냐"며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JP는 또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꺼내며 "내가 (버시바우) 대사에게 '툭하면 어느 집(DJ)에 쫓아가고 그러는데 거긴 왜 가느냐, 며칠 전에도 미국 욕한 사람 아니냐'고 했다"고도 했다.
이들은 DJ와 노 대통령 행보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JP는 "내년, DJ와 노 대통령이 세상을 바꾸려 한다는 일말의 우려가 있다"며 "(DJ-노무현 회동에서) 둘이 공생공존하자고 했을지 모르지만 어림없는 소리다. 잘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YS도 "어림없는 소리"라며 "국민들이 공산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 줄 모르게 한 것이 두 사람의 가장 큰 죄악"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