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가 당을 버리고 떠날 정치적 환경이 그 어느 대선 때 보다 짙게 조성돼 있다"(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

    대선승리를 위한 공정경선관리자를 자임하며 결성된 한나라당내 모임인 '희망모임'의 창립기념세미나에서 나온 지적이다. 희망모임은 30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한나라당의 공정한 대선경선,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의 창립기념세미나를 통해 '빅3'의 이탈을 막고 정권교체를 이룰 경선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모임 공동대표인 안상수 의원은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한나라당도, 대한민국도 사라진다"면서 "모든 대선주자들이 공정한 경선룰을 통해 마음껏 뛰게 한 다음 결정된 후보를 함께 밀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안 의원을 비롯, 김형오 원내대표, 안경률 공성진 김무성 고조흥 권경석 최구식 의원 등 20여명의 소속의원이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지난 대선에서 4년 8개월을 이기고 마지막 두달을 졌다. 아직 게임은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높은 지지율로 인한 자만심을 경계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정권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정권을 잡은 쪽도 내놓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아리를 올리고 회초리 맞는 심정으로 임할 때 정권이 교체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는 "경선불복과 탈당, 그리고 출마는 한나라당의 필패를 의미한다"며 △ 공정경선을 위한 대책기구 구성 △ 탈당 공탁금 △ 경선승복 공개서명 등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특히 "경선과정이 지나치게 과열돼 탈락자가 승자에 대해 원한과 탈락구실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현행 경선제도를 오픈프라이머리로 고치려하면 '괜한 피를 흘리게 마련'이니 그대로 유지하되 각 후보자의 불만을 최소화한 최대공약수를 찾아 조절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발제에 이어 공성진 신상진 의원, 김형준 국민대 교수, 함성득 고려대 교수가 토론에 임했다. 공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북한의 김정일이 남북화해라는 명분을 갖고 판을 흔든다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 의원은 공정경선을 위해 "줄세우기를 막는 제도를 마련하고, 공정경선관리 특별대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학계의 질타는 여전했다. 김 교수는 "보수세력이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차기 정부가 어떤 이념성향을 갖기를 원하느냐'는 설문결과를 보면 38%가 중도, 34%가 진보고 보수는 20%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 현실을 깨닫고 한나라당은 개혁과 변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민심과 당심이 일치되는 후보를 선출하려면 현행 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당원 50%, 국민참여 30%, 여론조사 20%에서 당원 30%, 국민참여 40%, 여론조사 30%로 바꿔 당원과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함 교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유력후보 3명이 출중하기 때문에 경선 이탈자만 나오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라며 "경선룰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에 고민하기 보다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아젠다를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출범한 희망모임은 안상수 이인기 권경석 홍문표 의원을 공동대표로, 신상진 의원을 총무 겸 대변인으로 선출했다. 공성진(서울) 고조흥(경기) 이원복(인천) 정희수(대구경북) 윤두환(울산) 김정훈(부산) 최구식(경남) 허천(강원) 의원과 이의관(호남) 당원협의회장이 각각 지역 대표간사를 맡았다. 희망모임에는 김정훈 김충환 심재철 안경률 임해규 주호영 진영 최병국 의원 등 현역의원 39명과 원외위원장 26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