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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일 사설 '6·25에 대한 대통령의 비뚤어진 역사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캄보디아 방문 중 "우리가 옛날에는 식민지배를 받고 내전도 치르고 시끄럽게 살아왔는데 대통령이 돼서 보니 여러 나라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래전에 잘못된 이론이라는 비판을 받고 폐기된 좌파 수정주의자들의 주장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청와대는 '동족 간에 전쟁을 치렀다는 점에서 우리와 캄보디아 역사의 공통점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 해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그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이 나라 집권층이 6.25에 대해 갖고 있는 오도된 인식이다.
1990년대에 한국전쟁에 관한 옛 소련의 문서가 공개된 뒤 이 전쟁의 진상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북한 소련 중국이 공산주의 영향력을 동북아에서 확대하기 위해 시도한 침략전쟁인 것이다. 특히 소련 중국의 지도자들은 한국전쟁을 '한국 해방을 위한 내전'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남조선 해방 전쟁'이니 '통일내전'이니 하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은 북한과 우리 사회의 친북좌파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한국전=내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한국전이 남침이라는 역사적 사실조차 마지못해 인정했다. '김일성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할 것'이라는 등 마치 '북한 변호인'을 자처한 듯한 발언을 일삼았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해치려는 비뚤어진 역사관을 갖고 있는 사람을 대통령은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일부 장관에 지명했다. 이러니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어떻게 '말실수'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 대통령에 그 장관'이라는 소리부터 나오는 것이다.
'내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전쟁의 책임을 남북이 다같이 져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의 침략이 명확한 전쟁을 놓고 한국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하니 '친북'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청와대도 '시비를 위한 시비'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부터 역사공부를 다시 하게끔 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