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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씨앗으로 싹틔운 고객감동

입력 2006-11-17 17:57 수정 2006-11-17 18:12

일선의 작은 기관에서 고객만족도 조사를 직접 실시하는 기관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민원을 제기했던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는 기대로 춘천국유림관리소는 2004년부터 매년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들의 생생한 불평의 목소리나 건의사항을 들으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쉽게 떠오를 것 같았고, 혹시 칭찬이라도 들으면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설레임도 있었다.

2004년 처음으로 고객만족도조사 설문지를 보내려고 하다보니 내가 민원인이라도 무척 귀찮을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설문지만 달랑 보내는 것보다 무언가 작은 선물을 함께 드리면 조금 덜 죄송할 것 같아 직원들과 아이디어 구상 회의를 하다가 ‘아 바로 그거야!’ 하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 어느 보험회사에서 보험가입 고객에 대한 서비스용이나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용으로 주곤 했던 맨드라미, 국화 등의 꽃씨선물이 어린 나의 마음에 작은 감동을 주었던 기억이 있었다. 비록 작은 선물이었지만 씨앗이라는 점에서 뭔가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했던 것 같다.

나는 우리 관리소에서 관할하는 유명산 자생식물원의 야생화를 떠올리고 그 씨앗을 선물로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유명산 자생식물원은 다양한 야생화들이 계절마다 제각기 개성을 뽐내며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는 있는 식물원이다.
 
당시 자생식물원팀장인 박광서씨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씨앗을 부탁하였더니 봄부터 채취했던 씨앗이 다량 확보되어 있다며 이렇게 좋은 일에 쓰이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했다. 이러한 동료 직원의 적극적인 협조는 나를 정말 신나고 흐뭇하게 했다. 고객을 위해 무언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마음이 뿌듯하고 따뜻한지 ‘사랑은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행복’ 이라는 진부한 명언이 진리임을 느꼈다고 하면 더 진부한 표현이라고 할까.

그렇게 하여 준비된 야생화 씨앗을 산림행정서비스헌장 관련 표어와 꽃이 활짝 핀 모습의 사진으로 도안된 종이와 함께 투명비닐봉지에 담으니 우리가 보기에도 아주 그럴 듯 해 보였다.

고객만족도 조사 설문지와 야생화씨앗을 함께 보내고 난후 설문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동안 고객만족도 점수가 낮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동시에 꽃씨를 보시고 어렸을 때의 나처럼 작은 감동을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다.

드디어 설문조사 마감일이 되어 회신된 설문서를 받아들고 보니 개별 항목에 대한 만족도 점수보다도 고객의견란에 적혀있는 글들이 내 눈에 먼저 띄었다. 그 곳에는 꽃씨선물에 대한 감사와 우리들의 행정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격려의 글들이 쓰여 있었다. 우리 서무팀 직원들은 야생화 씨앗이 고객감동을 싹틔웠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대견해 하며 서로 마주보고 웃음지었다. 바로 고객의 기쁨이 나의 행복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 우리는 매년 고객만족도 조사시 야생화 씨앗을 설문지와 함께 동봉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리소 민원인테이블에도 비치하여 청사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있다.

한번은 40대로 보이는 남자고객이 테이블에 있는 꽃씨를 보시고는 “이야! 어려서 친구들하고 산으로 들로 뛰놀 때 많이 봤던 꽃들인데 정말 반갑네요. 종류별로 좀 가져가도 될까요? 애들이 진짜 좋아할 거 같은데요. 요즘 아이들은 일부러 식물원에 가기 전엔 구경도 못하는 꽃이잖아요.” 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였다.

그 고객의 말씀에 나는 “그러세요.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너무 좋아요.” 하며 여러 개를 챙겨 드렸다. 나도 아이를 둔 엄마 입장에서 아이들이 직접 화분에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서 싹이 나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 싹이 자라 꽃봉오리를 맺고 꽃망울을 터트릴 때 얼마나 행복해 할까 라는 생각이 드니 그 꽃씨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다.

그러면서 내심 나는 야생화씨앗을 가져간 고객들이 아름답게 핀 야생화도 즐기고 그 꽃을 볼 때마다 산림청과 우리나라 식물자원의 소중함을 생각해 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선 기관의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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