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막막하고 어려운 것 같아!”

    지난 10일 오후 부산소년분류심사원 민원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 윤종봉 주무관은 안대로 눈을 가린 채 지팡이를 들고 발을 동동 구른다.

    윤씨의 이번 체험은 같은 과 장승수 팀원과 2인1조가 되어 민원실을 이용하여 면회 접수 신청을 해야 한다. 정상인이라면 5분도 걸리지 않을 일인데 모든 과정이 힘겹기만 하다. 특히 물품신청서를 접수할 때에는 도우미가 해당 물품명을 일일이 읽어주면서 받아쓰느라고 진땀을 흘린다. 이 때 민원실 여직원이 대접하는 따뜻한 차 한 잔은 반갑기 그지없다.

    다음은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몇 걸음을 가보더니 “그냥 참는 게 낫겠다.”며 포기한다. 다음 순서는 휠체어 체험. 이것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경사 15도에 불과한 장애인용 계단이 이날 따라 높게만 보인다. 먼저 도우미 없이 혼자 힘으로 5미터 가량의 계단을 오로지 자신의 팔 힘으로만 오르려고 해보지만 1미터도 올라가지 못하고 이내 쪼르르 뒷걸음친다. 다시한번 시도해 보지만 혼자의 팔 힘만으로는 안 된다. “어이쿠!”라는 소리만 연발한다. 결국 도우미의 협조로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

    이날 다른 조에서 체험활동을 마친 김경숙 팀원은 “평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계단 손잡이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장애체험을 해 보니 모든 것이 높게 보였다.”라고 밝혔다.

    부산소년분류심사원(원장 김한태)은 ‘직원 장애우 체험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지팡이와 목발, 휠체어 등 보장구를 이용하여 장애민원인을 체험하는 이색 행사였다. 이 행사는 민원현장에서 느끼는 장애인들의 실제적인 어려움과 문제가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직원 인권교육의 장이 되기도 했다. 부산소년분류심사원은 앞으로 체험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위탁생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