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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국가 재창조에 가장 중요한 요체는 '무엇(What)'과 '어떻게(How)'"라며 "꿈만 그럴 듯하고 실천력이 없으면 백일몽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일본 탐사에 나선 이 전 시장은 8일 도쿄대 초청 강연을 통해 '세계도시를 향한 서울의 꿈'이라는 주제로 시장재임 시절 이뤄낸 대형사업의 추진전략과 진행과정을 공유하고, 서울과 도쿄의 긴밀한 교류협력을 강조했다. 도쿄대 야스다(安田) 강당에서 열린 이날 강연에는 교수, 전문가,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야스다 강당은 1960년대 일본학생운동의 본산지로 이 강당에서의 강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부여된다고 행사관계자는 전했다. 이 강당에서 강연한 한국 정치인으로는 재임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시장이 두번째다.
이 전 시장은 "도시 재창조나 국가 재창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체는 '무엇'과 '어떻게'이며, 전자는 비전이고 후자는 실천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와 국가 재창조는 비전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가 하는 실천역량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꿈과 그것을 실현한 실천역량을 갖춘 지도자만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면서 "이는 서울시장 4년을 하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한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새로운 한일관계 정립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불행한 과거사 정리'를 강조했다. 그는 "2시간 남짓의 비행시간 동안,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그동안 서로를 잘 이해하고 지내왔는지를 되돌아 보았다"며 "새로운 한일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상호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글자 그대로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며 "어차피 국토의 지리적 구도를 바꿀 수 없는 바에야 이 관계를 동반자적, 상생발전적인 것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불행했던 과거를 말끔히 정리하고 교류협력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초청자인 마쓰모토 요이치로(松本洋一郞) 공학부장은 인사말에서 "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서울시가 매우 혁신적인 정책을 보인 것을 알고 있다"면서 "청계천 복원, 서울시내버스 교통에 대한 과학화 근대화를 이루는 등 도쿄보다 앞서서 모범적인 정책을 편 이 전 시장의 강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도쿄대측으로부터 받은 5만7000엔 가량의 강연료를 "한국 유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다시 돌려줬다. 도쿄대측은 이 전 시장에게 이 학교 출신 CEO들이 집필한 책과 한국의 국토와 도시계획 특성에 관한 연구서 등을 선물로 전했고, 이 전 시장은 청계천관련 기념품으로 답했다. [=도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