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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 대표적인 친(親)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최고위원은 7일 100여명의 대학교수와 1000여명의 대학생이 참여하는 '미래청년포럼'을 창립했고 포럼의 상임고문직을 맡았다.
이 최고위원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 선거조직의 '좌장' 역할을 맡으려 한다는 설이 당내에 파다한 가운데 이 최고위원의 이같은 움직임에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상대 진영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무엇보다 최근 이 최고위원이 당내 현안에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 10·25 보궐선거에서는 공천문제에도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당내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어 당내에선 '이재오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 최고위원이 상임고문을 맡으며 창립한 '미래청년포럼'에는 100여명의 대학교수진이 참여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이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할 당시 지원한 자문교수 그룹이 대다수 포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모 의원 측은 이번 '미래청년포럼'창립을 '이명박의 대선조직'으로 간주했다. 한 보좌진은 "이 시장의 대선조직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의원들도 이 최고위원과 가까우며 당내에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었다. 이날 국회 본회의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군현 의원은 오랜시간 자리를 지켰고 이방호 박찬숙 진수희 송영선 이계경 김영덕 의원 등이 창립대회장을 찾았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차명진 의원 등도 행사 중간에 참석했으며 권철현 심재철 의원 등은 축전을 보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리더십과 지도자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최고위원은 강연을 통해 이 시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속도감 ▲현장감을 꼽았다. 1시간여 이상 강연을 한 이 최고위원은 강연 마지막에는 '경제지도자'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가 우리 사회 모든 병폐의 근본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차기 지도자가 가장 먼저 역점을 둬야할 부분 역시 '경제회복'이라고 역설했고 자연스레 가장 적합한 차기 지도자상으로 '경제전문가'를 꼽았다. 그는 "일자리 창출문제가 차기 정부의 가장 큰 현안"이라며 "차기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한다면 차기 정부 역시 실패한 정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군사독재에 맞선 민주화 인사'라고 설명한 뒤 "우리 정당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아직까지 30년간의 독재의 흔적과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다"며 "내가 속한 한나라당에도 아직 그런 지난날 과거 권위주의적 시대의 흔적과 그 시절의 아픔이 곳곳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치유하고 극복해 내는 것이 정당과 정치인의 기본사명"이라며 "앞으로 들어서는 정권은 지금까지 반민주적 비민주적으로 진행됐던 사회 곳곳을 인간중심 사회로 옮겨야 하고 갈등과 분열의 사회를 통합의 사회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잘못됐던 권위주의적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그게 향후 양심적 정치인들이 해야 할 사명"이라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