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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춤판'으로 불거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신경전이 국회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고갔다. 25일 오전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는 개성공단에서 부채춤을 춘 열린당 원혜영 의원의 거취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은 북핵 위기 속에서 개성공단에 가 춤까지 춘 원 의원과 앞으로 예정된 군부대 시찰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린당은 한나라당이 원 의원의 국정감사를 방해했으니 사과하지 않으면 예정된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극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 결국 오전 10시부터 진행돼야 할 국방위 국정감사는 오전 내내 열리지 못했고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양당 의원들의 지루한 공방을 지켜보며 마냥 기다려야 했다.
양당 모두 자신들의 주장에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하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들이 오전에 내뱉은 발언을 들어보면 국민들 귀엔 한심할 뿐이다. 먼저 개성공단에서 여자접대원과 춤까지 춘 원 의원을 감싸는 열린당 의원들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한나라당이 안보를 독점하려 하지 마라" "국회의원이 정치활동으로 어디를 못가느냐" "행위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면 되는 것이지 왜 야당이 책임을 요구하냐" "장병들에게 왜 부끄러워 해야 하느냐" "(원 의원의 개성공단 방문은)정치행위다. 표로 심판받고 책임지면 된다" "(한나라당이 원 의원의 군부대 사찰을 막은 것은)애들도 안하는 짓이다" "개인의 도덕성을 문제삼는 거라면 (최연희 의원도)국정감사를 하는데 왜 막지 않느냐"
열린당은 이런 발언을 쏟아내며 원 의원의 군부대 사찰을 저지한 한나라당에 사과를 요구하며 국정감사를 보이콧했다. 또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의 '군부대 골프' 사건을 거론하며 한나라당의 비난에 맞섰다.
열린당이 공성진 송영선 김학송 의원의 골프 사건을 재쟁점화하며 맞불작전을 펼치자 한나라당은 지금이 북한 핵실험으로 위기상황임을 강조하며 맞대응했다. 한나라당은 여당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 들어오지 않고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날 한나라당 국방위원들 역시 예정시간보다 21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들어왔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날 오전에 쏟은 발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회의를 하러 들어왔는데… 여당이 회의를 늦추자고 하네…"(국정감사 예정시간보다 21분 늦게 도착한 뒤 기다리던 방위사업청 관계자에게 던진말) "원 의원이 개성공단서 춤춘 것을 칭찬하면 들어오겠다느냐" "열린당은 우리가 군부대가서 운동한 것을 가지고 뭐라고 했잖아" "(그러자 옆에 있던 모 의원) 그런 얘기는 할 것 없어" "(45분 늦게 도착한 의원에게 황진하 한나라당 간사가 진행 상황 설명하자 듣고 있던 모 의원)난 점심시간에 좀 나갔다 올게" "(이에 황 의원)이대로 안 열리면 점심 먹으러 가야죠"
한나라당 의원들은 결국 11시 57분경 점심식사를 이유로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국방위원장실에 모여있던 열린당 의원들도 "오후에는 국정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말을 던진 채 자리를 이동했다. 이런 양당 의원들을 바라만 보던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관계자는 "언제 시작하는 거야"라며 긴 한숨을 내쉬며 국감장을 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