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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5일 사설 <3년 만에 거품 된 ‘100년 정당’의 꿈>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23일 한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지지로) 분열된 것이 (현재 여당) 비극의 씨앗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열린우리당 창당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의 위기는 국민과 유리됐기 때문에 생겼다”고 했다. 2003년 11월 “100년 동안 집권 가능한 정당을 만들자”며 민주당을 깨고 나갔던 사람들이 3년도 안 돼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한 사람은 스스로 쇠망치를 들고 멀쩡한 정당의 벽을 허무는 데 선두에 섰던 인물이다.
답답한 사람들이다. 동네 구멍가게 주인도 앞날을 내다보고 새 가게를 내는 법이다. 그런데 자칭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이 구멍가게 주인만도 못한 눈을 갖고 정당을 깼다 만들었다 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 나라가, 이 나라 집권당이 이 모양이 된 것이다.
김 의장은 “대통령의 당정 분리 방침으로 당이 정책결정에서 배제되는 바람에 유사 이래 제일 힘없는 여당이 됐다”고도 했다. “(당이 하는) 정치에 간섭 안 할테니 정부가 만드는 정책에 간섭 말라”던 대통령의 당정 분리 주장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국민은 물론이고 여당까지 거부하는 인물을 대통령이 교육부총리로 임명하려고 고집을 피울 때 대통령을 만나고도 “차마 (반대한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며 맨손으로 돌아왔었다. 그래 놓고 이제 무슨 말이 필요한가.
정동영 전 의장도 마찬가지다. 위기의 원인을 집권당이 국민과 동떨어진 탓이라고 짚었다면 당을 이끌 때 당을 국민 쪽으로 돌려놓았어야 하지 않은가. 제때 제 노릇을 못하고 뒷날 이런 소리 저런 소리 하는 것은 스스로 정치가가 아니라 평론가라고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김 의장이 개성공단에 달려가 덩실덩실 춤을 춘 것이나, 정 전 의장이 이 나라가 국제 공조의 문제아로 몰리는 이때 “포용정책의 근간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하는 것 역시 두 사람 모두가 나라의 맥과 세계의 맥을 헛짚고 있다는 증거다.
김 의장은 “정계 재정비는 이뤄져야 한다”며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의 대연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뜻에 반한 정당이었다는 김 의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 말을 꺼내기 전에 우선 열린우리당의 문을 닫거나 아니면 새 문이라도 먼저 다는 게 바른 순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