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를 ‘핵 폭풍’ 속으로 몰아넣은 북한 핵실험 사태에 대한 한나라당 내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들 지지세력들도 분주해졌다. 한때 서로를 향해 ‘발끈해’ ‘경바기’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없이 쏟아냈던 양 진영은 이번 사태를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노무현 정권에 그 책임을 묻는 데 한 목소리를 내며 결집하는 모습이다.

    ‘박사모’가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내고 한미연합사령부 해체 반대 1000만인 서명운동본부가 주최하는 ‘북핵실험반대를 위한 촛불집회’에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한 데  이어 박 전 대표는 지지하는 또 다른 팬클럽 ‘근혜사랑’도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9일 첫 촛불집회에서 참여한 근혜사랑은 10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평화를 깨고 민족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철부지 짓을 하고 말았다”며 “이런 김정일 집단에 퍼주기를 했던 노 정권의 행태에 속았다는 생각으로 분통이 터진다”고 분개했다. 이어 “민족의 이단아 김정일 집단이 정신차리고,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노 정권이 각성하도록 뜨거운 국민 함성을 들려주자”며 회원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이틀째 진행되는 촛불집회에는 박사모, 근혜사랑 외에 ‘박애단’도 동참할 예정이다. 이들은 13일부터 시작되는 지방 촛불집회에도 참석해 북핵실험규탄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단독행사 반대 목소리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시장 팬클럽 ‘명박사랑’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6·25 이후 한반도는 다시 민족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비상사태에 처해졌다”며 “판단력을 상실한 북한은 한민족과 세계인류에 지울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국민이 염원하던 한반도 비핵화의 꿈은 물거품이 됐고 한반도는 핵지대로 돌변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이어 “비상사태에 대한 책임은 2대에 걸쳐 대한민국 정책을 좌지우지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있다”며 “결국 핵실험이 발발하자 그동안 자신들의 정책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대북강경노선을 펼치겠다는 추상적인 발언을 했다. 이런 식의 정책혼선으로 언제까지 국민들을 괴롭힐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파탄에 이어 안보위협까지 초래한 노 대통령은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작전권 환수 논의는 물론 모든 안보 정책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