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의 대응 전략을 찾기 위해 3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뜬금없이 ‘개 소리’가 화제로 급부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개의 특성’까지 조목조목 분석해가면서 ‘바다이야기’ 사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도둑을 맞으려니 개도 짖지 않는다”는 발언을 비판했다. 주로 개가 짖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분석’ 이후 나온 비판이다.

    10월 국정감사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김기현 원내부대표는 “개가 짖지 못하게 하려면 성대를 제거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개의 귀 근처에서 총을 쏴 고막이 찢어지게 만든다고 한다”며 “개가 듣지 못하면 짖지도 못하기 때문”이라고 자세히 설명한 뒤 “국민들이 그렇게 (사행성 성인오락게임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는데도 노 대통령은 듣지 못해 짖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느낀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양수 원내부대표는 한미FTA체결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책을 설명하기 전 ‘개소리’부터 했다. 그는 “오늘 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 아버지가 개를 엄청 사랑했다. 자식보다 더 사랑했다”며 “아버지가 개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보면서 컸기 때문에 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고 ‘개 전문가’를 자처했다.

    그는 “개는 주인이 좋아서 이야기를 하면 맞장구를 치고 응대한다. 또 눈에 보이면 짖는다”고 설명한 뒤 “개가 짖지 않는 경우는 딱 한 가지 있다. 먹을 것이 있을 때는 절대 짖지 않는다”며 “그래서 옛 어른들이 ‘개도 먹을 때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국적으로 사행성 성인오락게임 ‘홍역’을 앓고 있는데도 노 대통령은 ‘알지 못한’ 이유를 ‘먹을 때 짖지 않는 개’에 비유해 “국민들을 위해 길목을 지켜야 하는 개들이 먹을 것이 너무 많아 짖는 것을 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법에 대해 설명하려던 박찬숙 의원도 “오늘은 개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개 소리’ 대열에 동참했다. 박 의원은 “바다이야기에 빠져 수영을 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며 “노 대통령은 개가 짖지 않았다고 했는데 노 대통령의 안방에서 키우는 애완견만 짖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나도 지난 6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짖었는데 정부·여당에 묵살 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