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쏟아지는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당내 비판의 목소리는 전작권 환수 논의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29일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외부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31일 이 같은 당내 비판을 “자해행위”라고 일축하며 단합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연찬회에서 “우리끼리 자해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며 전작권 환수 문제 해법에 대한 당내 논란을 “사실 똑같은 소리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지만 모두 똑같은 말이다”고 일축했다.

    강 대표는 이어 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 방식을 비판한 일부 의원들을 향해 “의원들 중에는 꼭 이런 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 색다르게 표현해 ‘내가 좀 튀어보겠다. 좀 튀어서 이미지를 올려 보겠다’ 그런 것은 안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해 “논리를 세워서 해야지 막무가내 식으로 가서는 안된다” “과잉 대응하는 것은 정치공방으로 흐를 수 있다” 등 당 지도부를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지금 바다이야기 이런 것으로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린다고 해서 억울할 수도 있는데 동료 의원끼리 자해 행위를 하는 식으로 동료를 공격하는 것은 정당이 아니다”며 “단합해서 일단 보호할 것은 보호하고 우리와 같이 가지 못하는 동료가 있다면 그때는 당 전체가 살고 정권창출 가도에서 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동료가 동료를 매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전날 ‘바다이야기’ 사태와 관련 당내 자체 감찰 실시를 주장한 홍준표 의원을 겨냥, 당내 공론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튀는’ 의원들에게 경고를 보낸 강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이 상대할 ‘적’은 노무현 정권임을 분명히 했다. 강 대표는 “노무현 정권은 집권 연장을 위해 정치도박의 외통수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정권 자체를 정권연장의 도구화 하고 있다”며 “정권이 나라를 망치든 말든, 민생이 죽든 말든, 정권 자체를 무너뜨려 가면서까지 정권 창출하려 하려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공격, 노 대통령의 코드·보은 인사 등을 여권의 ‘외통수 작전’이라고 한 강 대표는 “(여권은) 여당이 대통령을 공격하고 뉴딜하자고 하면서 서로 찌르고 자승자박하는 등 정권 창출을 위해 야비한 방법까지 총동원해 나오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더 치열하고 더 강력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비전2030’에 대해서도 “아라비안나이트도 아니고 헛된 꿈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장밋빛 신기루”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9월 정기국회를 ‘119국회’로 만들겠다며 소속 의원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강 대표는 “나라를 구하는 119국회를 하면서 세금과의 전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책위에서 정리해 하나의 전쟁으로 몰고 가야 한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흩어져서 모래알처럼 세금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당 차원에서 해야 한다. ‘세금폭탄’ 뿐만 아니라 ‘세금지뢰’를 제거하는 작업까지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