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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바다이야기'파문에 대해 "스캔들 수준의 것은 없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의혹의 초점은 점차 노 대통령 주변인물로 맞춰지는 모양새다.
29일 '도박게이트' 시작 이후 첫 청와대 관련 인사로 의혹을 받고 있는 권기재(48)전 청와대 행정관과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영숙 여사가 같은 고향출신의 먼친척관계란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30일엔 노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부산상고 동창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화삼(60)씨의 모친 명의로 허가가 난 성인 오락실에 노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특히 이 성인 오락실의 업주로 처음 등록됐던 정씨의 어머니가 농사를 짓는 팔순 노인이란 점 때문에 이 성인 오락실의 실제 소유주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고 인근 상인들이나 김해 시민들에게도 '전주(錢主)'가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정씨는 2004년 8월부터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고문을 맡고 있고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향응사건' 당시 술자리에 동석해 특별검사의 소환조사를 받은 인물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씨 모친 명의의 성인 오락실은 김해시 내동 번화가 10층짜리 건물 1층에 위치해있고 상호명은 '리치게임랜드'로 지난 7월 5일 허가를 받아 이틀 뒤 개장했다. 게임장 업주는 정씨의 모친인 '신○○(80)'씨로 등록됐다. 이 성인 오락실은 개업 후 두 달여간 영업해 오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커지자 지난 25일 돌연 영업을 중단했다.
이 신문은 신씨 집 거실에는 신씨가 노 대통령 부부와 함께 찍은 대형 사진 2~3장이 벽에 걸려 있고 성인 오락실이 자신의 명의로 등록돼 있는데 대해서도 신씨는 "내가 나이는 좀 많지만 아직 기억력이 좋다. 파농사를 열심히 지어 돈을 많이 벌어 성인 오락실에 투자를 했다. 내가 가장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내 명의로 허가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신씨는 "여러 명이 투자했는데 처음에는 내 명의로 했다가 얼마 전에 다른 사람에게 명의를 넘겼다"고 했다. 현재 업주는 신씨가 아닌 정모씨로 바뀌었다. 신씨는 또 노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이 고등학교 다닐 때 아들(정화삼)이 집으로 데리고 오면 내 새끼처럼 밥을 해 먹였다"고 말했다.
신씨 명의로 운영된 성인오락실 '리치게임랜드'역시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이 강한 오락기다. 이 신문은 "개장할 때부터 화환이 족히 50개는 서 있어 업주들 사이에 대단한 사람이라는 말이 돌았다. 평수도 크고 대형으로 기존 상권을 치고 들어오는 걸로 봐서 상당한 자신감이 있거나 탄탄한 인맥이 있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개장 이후부터 손님이 60~70%는 항상 차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한 달에 못 벌어도 순익 4000만~5000만원은 됐을 것 같다"는 주변 업소 관계자들의 반응도 보도했다. 현재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정씨도 게임장 개장 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주변 업소 관계자들은 밝혔다.
현재 이 성인오락실 건물 양쪽으로 나 있는 출입문은 모두 쇠사슬과 자물쇠로 굳게 잠긴 상태며 게임장 옆 건물에 있는 상품권 교환소도 문을 닫았다. 인근 주민들은 "게임장에서 식당을 인수해 상품권 교환소와 직원들 식당을 함께 운영했다"고 말했고 주변 부동산업소에 따르면 오락실이 들어 가 있는 상가는 매매가만 11억~12억을 호가하고 내부 인테리어비용과 게임기 170여대 구입비용을 합치면 개장비용은 20여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신문은 정씨 외에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오락실에 투자했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 흘러 다니고 있다는 지역 분위기도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바다이야기'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노 대통령의 친조카 노지원씨는 술에 취해 가스총을 쏘는 등 지난 넉 달 사이 두 차례나 사람을 폭행해 입건됐었다고 보도했다. 서울 양천경찰서와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3월 5일 양천구 목동 현대41타워 앞 노상 주차장에 있던 김모(36)씨의 차량을 발로 차는 등 시비를 걸고 폭행했고 이로 인해 전씨는 눈 밑에 네 바늘을 꿰매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노씨는 지난 6월에도 폭행사건에 연루됐다. 지난 6월 7일 새벽 노씨는 목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자신의 일행이 다른 손님 김모씨와 시비가 붙어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자 자신이 조사하던 가스총을 김씨에게 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