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불모지인 '호남'을 공략하고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청와대 코드인사를 놓고 노무현 정부와 전면전을 펼치고 있지만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관심은 박근혜-이명박 뿐이다.

    강재섭 대표 체제의 의욕적인 행보에도 당 지지자들은 새 지도부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새 지도부 보다 각자 이미지 메이킹을 시작하며 대권레이스에 돌입한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쏟고있다. 문제는 두 사람 지지자들의 관심이 상대방에 대한 헐뜯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후보 지지자들의 상호비방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내용도 '박근혜-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선 안되는 이유'들로 채워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로 착각될 만큼 두 사람에 대한 비난은 용어도 원색적이고 내용도 극단적이다. 정책을 둘러싼 건설적 논쟁이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포지티브 방식이 아니라 명확한 근거도 없이 상대를 음해 비방하는 네가티브 방식이이서 양식있는 당인사들의 개탄을 자아내고 있다.

    먼저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측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좌파'로 몰아세우고 있다. "열린당에 정권 헌납하고 싶으면, 이명박을 밀어라!"(아이디 'deleat11')라고 말한다. 또 이 전시장 본인의 병역면제와 함께 아들의 병역에도 문제가 있다며  이 전 시장이 대선후보가 될 경우 '제2의 이회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디 'hahaclub'은 "이회창 후보를 내세워 대선할 때 아들 군대안간것 때문에 한나라당이 곤욕을 치른걸 생각하면 지긋지긋하다"며 "이명박씨 병역기피로 왜 한나라가 시달려야하느냐"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친여매체와 열린당의 주장을 인용해 이 전 시장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그룹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 전 시장 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을 문제삼고 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를 '친일파의 딸'이라고 비난한다. 아이디 'unjjyy'는 "친일파의 딸(박근혜)의 정수장학회 사회반납해라!!"라고 주장했다. 또 박 전 대표를 '극우 수구세력의 얼굴마담'이라고 극언하는 이들도 있다.

    아이디 'jhj0123jj'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유명세를 틈타 엉뚱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 박근혜가 극우수구세력들의 얼굴마담으로 박근혜가 당 대표가 됐고 2002년 대선 당시엔 한나라당을 탈당해 미래연합을 만들어 정몽준에게 붙으려 했다. 즉 한나라당을 헌신짝처럼 버렸었다"고 비판했다.

    14일 한 일간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지지율(42.1%)은 타 정당 지지율을 모두 합한 것 보다 높다. 현재로선 어느 정당보다 집권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한나라당은 대통령 선거가 16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박근혜-이명박 대세론에 빠져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가열에 "제발 벌써부터 이명박이네 박근혜네 하고 부추기며 한나라당의 집권을 방해하지 말아달라"(아이디 'nhpl57')는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