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 안경호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온 나라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해 촉발된 조평통과 한나라당의 충돌이 점차 격화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안경호의 공개사과 없이는 6·15기념행사 참석을 불허해야 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하자 조평통 서기국은 한나라당을 향해 "한나라당이 나쁜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앞날을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 "전쟁광인 미국을 섬기며 숭상하는 고질적인 사대근성부터 버리는 것이 좋을 것" 등의 가당찮은 주장을 하며 맞섰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안경호에 대한 구속조치 혹은 추방조치를 내려야 한다며 더욱 강경한 목소리로 조평통 비난을 이어갔다. 안경호의 입국불허를 주장한 이규택 최고위원은 15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를 통해 재차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온 나라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망발을 했던 안경호가 어제 광주에서 활보하는 모습을 볼 때 도대체 이 나라의 정체성이 무엇이고 이 정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또 통일부 장관은 어느쪽 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개탄했다. 그는 "동국대 강정구가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말을 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한나라당 뿐 아니라 국가를 욕한 이 사람이 (어떻게)남한의 거리에서 자신있게 돌아다닐 수 있느냐.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고 검찰은 뭐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안경호를 즉각 구속시키든 체포해서 빨리 추방시키든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오게 만든 현 정부는 국민들께 사과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실 한 두마디 구두 논평만 하고 말려고 했다"며 한숨을 내쉰 뒤 "북한 조평통이 한나라당에 대해 분수도 모르고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언급을 하는 것은 매우 한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우물한 개구리를 벗어나 세상이 지금 어떻게 변하고 돌아가고 있는지를 직시할 것을 권고한다"며 "북한 당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심도 좀 읽어가면서 억지발언을 해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국민적 지지를 잃어가는 열린우리당을 비호하는 불필요한 언동을 하면 할수록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당은 국민들로부터 더 외면 받고 입지가 더 좁아진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라며 "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자신들을 편들면서 제1야당인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북한의 어처구니없는 내정간섭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해라. 노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주권을 지키려는 의지와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지 묻고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심재철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집권 저지 책략에 대비해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은 이처럼 노 정권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강력하게 반대할 것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 한나라당의 집권을 강력하게 저지할 또 하나의 세력은 바로 정부여당"이라며 북한과 현 정권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위해 연대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집권세력으로서 자신들의 생각을 펼쳐나갈 충분한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이 한나라당 집권저지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협조를 끌어들일 수도 있을 것이고 북한도 한나라당의 집권저지라는 자신들의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노무현 정권과 충분히 협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정부여당과 북한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해야 할 필요성에서 완전한 이해의 일치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런 점에서 정부여당과 북한이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어떤 책략을 펼칠 것인지 한나라당은 지금부터 모든 가능성에 대해 면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여의도연구소는 바로 이 같은 연구작업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