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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던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는 8일 “노 대통령 탄핵에 대한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열린우리-민주 통합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7·26재·보궐선거 성북을 출마를 통해 정계복귀를 선언한 상태다.
조 전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라디오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 정당이 창당하거나 두 정당이 합당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명분과 대의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열린당과의 통합론에 대한 조 전 대표의 입장은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그것과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노 대통령의 탈당을 통합의 조건으로 내세운 한 대표와 달리 조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이 탈당하더라도 통합에 반대한다”(7일 CBS라디오프로그램 인터뷰 중)고 했다.
조 전 대표는 노 대통령과 열린당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은 당시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모든 인적 물적 지원을 했는데 아무런 대의명분도 없이 그냥 깨고 나갔다는 것은 동서고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배신행위”라며 “지금에 와서 합당한다는 것은 순전히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되고 정권재창출이 아쉬우니까 대선만을 겨냥한 일시적이고 정치적인 편의주의며 야합”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열린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청소년 교육에도 해가 되고 국가기강에도 해가 되는 ‘해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열린당의 참패로 끝난 5·31지방선거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노 대통령과 집권당인 열린당의 지난 3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이 판단하고 평가한 것”이라며 “과거 선거처럼 지역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선거결과가 너무 엄청나기 때문에 심판의 차원을 넘어서 탄핵했다는 표현이 많다”고 말했다.
“정치학 사전의 원론적 이야기만 하는 ‘회색’ 고건”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조 전 대표는 유력 차기 대선후보인 고건 전 국무총리를 ‘회색’에 비유하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고 전 총리나 그를 옹립하고자 하는 분들은 하루빨리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앞으로 고 전 총리 중심의 연대가 이뤄진다”고 충고했다.
그는 “대의 민주정치나 정당정치는 결국 크게 봐서 ‘여(與)인가 야(野)인가’ 입장을 지녀야 한다”며 “고 전 총리는 노무현 정권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는지, (국정운영에 대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여인지 야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색깔’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다. “고 전 총리는 그 부분이 대단히 불투명하고 분명치 않다”고도 했다.
그는 “고 전 총리는 국가의 문제가 정치권에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서 그렇다, 대안세력이 필요하고 중도개혁 실용개혁 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상당히 정치학 사전의 원론적 이야기”라며 “막연히 원론적 이야기만 갖고 하는 것은 오히려 국가적 혼란의 원인이 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