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빙의 승부에서 승리해야 기쁘지 너무 압도적으로 이기니까 무섭기까지 하다"

    5·31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 이후 일부 취재진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 같이 말했다. 예상한 것 이상의 결과가 나오며 축제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한나라당 분위기는 차분했다.

    '분위기가 너무 차분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원내대표는 "너무 압도적으로 이기니까 웃음이 안나온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 역시 이 같은 압승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것. 그러나 취재진들의 잇따른 축하인사에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친박(親朴)성향의 한 당직자는 "너무 기쁘다"며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개표결과를 지켜보는 당직자들 역시 누적된 선거피로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오후 8시 40분 박 대표가 염창동 중앙당사 선거상황실에 입장할 땐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영했고 선거개표결과 접전지역인 대전과 제주에서 앞서나간다는 소식이 나올 땐 기쁨과 함께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잘 되는 집엔 사람이 들끊는 법이라더니…" 한나라당의 압승과 함께 이날 염창동 중앙당사엔 취재진의 열기도 뜨거웠다. 선거상황실이 많은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루자 한 당직자는 이처럼 말했다. 취재진으로 들끓는 한나라당 상황실은 TV를 통해 보여진 한산한 열린우리당 선거상황실의 모습과 미묘한 대조를 이루며 한나라당의 압승 결과를 더욱 부각시키는 듯 했다.
     
    현재 중앙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는 김학원 최고위원과 허태열 사무총장 윤건영 정책위부의장 이계진 대변인과 박재완 문희 의원 등이 개표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당선자 공약실천다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