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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현재 열린우리당 선거개표상황실은 말 그대로 ‘파장’ 분위기다.
한나라당 압승 소식에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대다수가 시작 30여분만에 모두 자리를 떠났으며 현재는 전병헌 선거대책상황본부장과 김낙순 수석부총장, 채수찬 의원 등 소속 의원과 당직자 포함 10여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박빙 승부가 진행되고 있는 대전시장 선거에 마지막 실낱같은 기대를 내보이면서 앞으로 진행될 개표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참패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피곤함이 역력한 모습이다.
선거개표상황을 지켜보던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저도 너무 많이 졌다. 엎치락 뒷치락해야지 자리도 지키고 있는 것 아니냐” “어느 정도껏은 해야지, 너무나 차이가 많이 난다” “전국정당한다더니 결국 하향평균 전국정당으로 우회하네”라며 암울한 선거결과에 대한 한숨섞인 푸념만을 늘어놨다.
의욕이 상실된 분위기는 당사 곳곳에서도 포착되고 있는데, 현재 당직자들은 선거개표상황을 파악하기보다는 근심에 찬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향후 당의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구조사 직후의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나 현재는 간혹 웃음을 내보이기도 하고 있다.
열린당 선거개표상황실에는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 소리, 가슴으로 듣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만이, 책임론에 직면해 있는 당 지도부를 대신해 열린당의 선거 참패 이유를 말해주고 있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