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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민주평화개혁세력 대연합론’으로 속도가 붙고 있는 정계개편 논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고건 전 국무총리. 그럼에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그의 향후 대권 행보와 관련, 한나라당 ‘빅3’(박근혜·이명박·손학규)와 경선을 치른 뒤 대선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이 정계개편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되고 있는 뉴라이트 진영에서 나왔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뉴라이트단체인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는 29일 “현 정치지형에서 열린당과의 합작은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려 선거패배의 첩경이 된다”며 “연옥을 통과하는 고통을 치르더라도 한나라당 빅3와의 예선(경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권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이날 시사웹진 ‘뉴라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고 전 총리가 한나라당과 손잡아야 하는 이유로 그의 정체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건은 분명 좌파가 아니다. 장시간 대화를 나눠본 후 받은 느낌은 그가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에 무척 충실한 인물이라는 점이다”며 “대북문제에서만큼은 뉴라이트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필자보다 더 신중하고 보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건이 정동영·김근태 등과 연합한다면 그것은 추구하는 노선과 정책과는 전혀 무관한 정치야합일 수밖에 없다”며 고 전 총리의 열린당행을 강하게 경계했다.
2007년 대선을 “대한민국 정체성을 수호하려는 ‘태극기 연합’과 우리민족끼리 주문을 외우고 있는 ‘한반도기 연합’의 일대결전”, 즉 ‘뉴라이트 vs 수구좌파’의 대결로 규정한 신 대표는 “태극기 연합의 성분을 지닌 고건이 한반도기 연합에 가담한다면 그것은 정치야합일 뿐만 아니라 그의 오늘을 있게 해준 조국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고 전 총리와 열린당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의 관계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에 고 전 총리 영입에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 “지방선거 대승에 취해 또 다시 안이한 대세론에 빠질 것이 아니라 구국선진화연합전선 구축을 위해 자기희생적 결단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 전 총리의 참여를 전제로 당원과 대의원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국민경선과 여론조사만으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대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한나라당 ‘빅3’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고 전 총리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다.
그는 “정치명분이 아닌 정치공학 측면에서도 한나라당과의 선거연합이 고 전 총리에게 훨씬 유의미하다”며 “민주당, 국민중심당까지 끌어들여 ‘백제연합군’의 수장이 된다 해도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영남에서 25%를 웃도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거듭 고 전 총리의 한나라당행을 요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근년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있다. 내년에는 그 방황에 기필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고건, 그의 선택을 대한민국이 지켜보고 있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