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9일 사설 '여당의 "합당" "분당" 싸움, 선거나 끝내고 하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김두관 최고위원이 28일 기자회견에서 “창당 초심을 훼손하며 통합만이 살 길이라는 사람과 세력은 더 이상 당에 있을 이유가 없다. 어제까지 사과박스에 돈 담아서 선거를 치르는 정당이라고 비난해 놓고 선거 상황이 불리해지니 통합 대상이라고 하는 몰염치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정계개편을 말하기 앞서 당을 이렇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 투표일까지 스스로 거취를 분명하게 밝히라”고 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는 앞서 26일 “선거를 며칠 앞두고 정계 개편과 합당을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꼼수로 비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최근 민주당과의 합당을 통한 정계개편을 주장하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비판한 것이다.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보름 전 쯤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정권을 안 받아주느냐”고 불평을 하고,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그 말을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여당 의장은 자신들이 ‘호남당’이라고 손가락질하며 갈라섰던 민주당과 다시 합쳐야 한다고 줄기차게 외치고 있고, 당내 한편에선 그렇게 말하는 당 의장 및 당 의장과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당을 떠나라는 주문이 나온 것이다.

    이것이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여당의 집안 돌아가는 꼴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을 자신이 없는 선거는 아예 제쳐두고 선거 후 벌어질 집안 싸움에나 대비하겠다는 모습들이다. ‘지역 통합’을 마술 주문처럼 되뇌었던 여권 실력자들이 너도 나도 자신의 지역 기반에 따라 제 살길 찾기에 바쁘다. 한쪽에선 싫다는 민주당 가랑이에 매달려 다시 합방하자고 늘어지고, 또 한쪽은 그렇게 옛날 파트너 생각이 나면 집을 떠나라고 삿대질이다.

    국민은 콩가루 집안 싸움에 이래라 저래라 할 만큼 열린우리당에 대한 관심이 남아 있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색이 집권 여당이라면서 며칠 안 남은 선거 날까지도 참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멱살잡이를 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