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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인물 자질 능력 정책 검증을 통해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의 차별화를 취하던 강 후보 선거캠프의 당초 전략이 지방선거 종반을 맞아 '자연인' 강금실 면모 그 자체 알리기로 급선회한 양상을 띠면서 당 안팎에서 “강 후보가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
강 후보는 선거 캠프는 당초 한나라당의 오 후보와 이미지가 오버랩되면서 제대로 된 득표 전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오 후보와 맞대결 구도를 통해 인물 자질 능력 검증 작업에 나서는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었다. 지난 17일 ‘KBS 양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오 후보가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강 후보측은 “매우 비겁한 태도”라며 발끈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거 초반의 이같은 대대적인 공세 전략 기세는 간데없고 ‘인간 강금실’ ‘여성 강금실’을 전면에 내세워 ‘강금실’ 그 자체의 진면목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고 진솔함이 묻어있는 인간 강금실의 삶의 궤적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강 후보측은 ‘강금실 브리핑’이라는 알림 자료를 통해 ‘대학시절 DJ가 될뻔한 사연’ ‘첫 데이트의 기억’ 등을 소개했으며 이에 앞서 각 가정에 배달되는 선거공보에는 운동권 출신 전 남편과의 결혼에서부터 걸핏하면 구속돼 밥먹듯 면회를 갔던 일,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실패한 것, 남편 사업 실패에 따른 빚을 떠안게 된 일 등 솔직한 ‘개인사’도 낱낱이 공개했다.
당장 당 안팎에서는 강 후보 측의 이같은 선거전략의 급선회를 놓고 선거 종반으로 접어든 현재의 지방선거 판세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보이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강 후보는 지방선거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 이미지 알리기에만 주력하고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상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최근 당을 비판한 강 후보에 대해 당내에서 곱지 않은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강 후보가 이런 측면도 감안하지 않았겠느냐”고 귀띔했다. 선거 이후 책임론이 나올 상황에서 불거질 타 계파의 공세에 대비한 차원도 내포돼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견줄 차세대 여성 리더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실제 강 후보가 당초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당시만해도 당내 여기저기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집권여당의 공정한 대선 경선을 관리하기 위한 ‘관리형 의장’ 자리를 보장받고 출마하는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다. 또 최근에는 참여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낸 만큼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군 편입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었다.
이와 관련, 강 후보 캠프의 대변인 오영식 의원은 ‘강 후보가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 (정치로의) 길을 열어 놓은 것은 맞다”며 "선거 출마에 앞서 했던 고민, 선거를 치르면서 느꼈던 생각, 이런 것들을 선거 이후에 보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직접적인 정치판은 아니더라도 정치에 대한 표현은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오 의원은 “당초 능력 자질 검증에 역점을 뒀다면 남은 기간 동안에는 여성으로서의 강금실, 인간 강금실의 삶의 궤적과 그 속에 묻어있는 진솔함,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는 그러한 인물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데 철저한 역점을 둬,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