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역전의 카드로 ‘반(反)한나라당 연대’를 강조하며 민주당 통합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즉각 “한나라당에 맞설 대표선수는 민주당 밖에 없다”고 통합론을 일축하며 열린당에 맞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점쳐지면서 호남 지지세력 결집을 둘러싼 열린당과 민주당의 신경전이 ‘한나라당 대항마’ 논쟁으로 번진 모습이다. 양당은 “한나라당 싹쓸이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총구는 서로에게 겨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반(反)한나라당 민주개혁세력 대연합 추진을 위해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열린당 정동영 의장의 발언을 “선거 참패를 모면하기 위한 술수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폄훼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없어질 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뒤 “통합의 뜻이 있다면 분당에 대한 사과부터 하고 열린당을 해체한 후 친정인 민주당으로 원대 복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국정당 한다고 민주당을 분당시키더니 영남은 고사하고 수도권도 포기하고 호남에 와서 술수나 부린다고 열린당의 참패를 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노무현 대통령도 싫고 열린당도 싫다는 게 호남 민심이라는 것을 정 의장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민주개혁세력의 총본산은 민주당으로 민주당 중심의 중도개혁세력 총결집만 있을 뿐”이라며 “열린당이 한나라당의 적수가 못 되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민주당이 중심이 돼 대한나라당 진지를 구축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민주개혁세력 재집권의 유일한 길이다”고 말했다.

    김재두 부대변인도 “한나라당의 싹쓸이는 민주당이 막는다”며 “민주당이 광주·전남뿐만 아니라 전북을 석권해 내년 대선에서 수구세력 한나라당의 집권까지 막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열린당이 진정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겠다면 한나라당도 없는 호남에 올인하지 말고 한나라당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수도권에 올인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