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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복활동 정당성 믿는 평택 범대위

입력 2006-05-18 08:58 | 수정 2009-05-18 14:51
조선일보 18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2002년 효순·미선양이 훈련 중인 미군 장갑차에 숨진 사건은 이 땅에 반미운동을 상시화·전국화·조직화하는 계기였다. 바로 이 효순·미선양 사건의 전위로 나섰던 ‘여중생 범대위’ 소속단체 52개 중 33개가 평택 미군기지 범대위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소요가 현지 농민의 농지 경작권과 무관한 반미 이념투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여중생 범대위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범대위 투쟁기록만 봐도 분명하다. 여중생 범대위는 ‘2003년 투쟁일지’에 을지포커스 한미합동훈련 중단촉구운동, 미 스트라이커부대 훈련반대운동 등의 ‘공적’을 자랑스럽게 올려놓고 있다. 2004년에 주로 활동했던 ‘보안법폐지 국민연대’에도 범대위 단체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2005년 맥아더동상 철거운동을 지휘한 ‘맥아더동상 타도 특별위원회’ 명단에도 범대위 단체 이름 10여 개가 올라 있다.

지금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반미 대중운동은 시위대의 전면에 노출된 얼굴과는 다른 중추 지도부가 계획하고 지휘하는 조직운동인 셈이다. 이들의 투쟁목표가 일관성을 띠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을지포커스훈련 반대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비를 포기하라는 것이고, 보안법 폐지는 대한민국 체제 전복운동에 대응하는 법적 보호장치를 철거하라는 것이며, 맥아더 동상 철거운동은 북한의 남침에 의해 발발한 6·25 민족살육전쟁의 반민족성을 외세 운운하는 단어로 희석시키려는 전술인 것이다.

결국 범대위의 이 같은 논리는 대한민국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인하고 부정하고 뒤집겠다는 것이다. 범대위 사람들이 평택 논두렁에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꽂고 대한민국 국군을 죽봉으로 공격하고 군 숙소 천막을 짓밟으면서도 당당한 것은 자신들의 대한민국 전복 활동의 정당성을 믿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를 국적불명의 한반도기로 멋대로 바꾸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국군 장병을 공격하고 나설 수는 없는 것이다.

평택 범대위 홈페이지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은 북한 선제공격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썼다. 그들이 지금 안절부절못하고 몸 달아하는 것은 오로지 북한 김정일 정권의 안위라는 뜻이다. 몸만 대한민국 영토를 딛고 있을 뿐 그들의 마음속 조국은 따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위가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이념적 망동분자들의 모험주의와 폭력주의 때문만이 아니다. 더 큰 걱정은 대한민국을 보위하고 헌법을 보호할 책임자인 대통령 이하 이 정권 사람들에게 그런 의지와 그런 결단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앞두고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국의 운명을 생각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다”고 했다. 평택이 무법천지가 된 이후 국무총리는 “모든 당사자들은 한걸음씩 물러나 냉정을 되찾자”고 했다. 국방부는 국군장병들에게, 미군기지 이전반대 시위대에 “맞더라도 대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집권당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미국은 지주, 한국정부는 마름, 국민은 소작농이다. 마름과 소작농이 싸우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제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이 물을 차례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운명이 어떻게 될 것 같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말인가. 대통령이 불안해한다면 국민은 지금 피난 짐을 싸야 된다는 말이지 않은가. 더욱 궁금한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불안’과 ‘대한민국 국민의 불안’은 동일한 것인가다. 국민의 불안과 대통령의 불안이 다른 종류라면 대한민국은 정말 불안한 나라다. 이런 의혹과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불안해하는 원인을 밝히라는 것이다.

국무총리에게 묻는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가 국군을 공격하는 반미 폭력시위대와 군사기지를 보호하는 대한민국 국군을 같은 저울에 올려 놓아도 되는가. 누구보고 뭘 물러서라는 말인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 폭력 시위대의 매타작을 받고 있는 국군장병들에게 맞더라도 대응하지 말라고 지시하는가. 도대체 장관이 국군장병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지키려고 하는 그 대단한 가치는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미국이란 지주 아래에서 마름으로 봉사하는 정권에 붙어서 소작인인 국민의 땀을 착취하고 피를 빨아먹고 있다는 집권당 의원에게 묻는다. 당신이 진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인가.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나라도, 국무총리의 나라도, 국방부 장관의 나라도, 집권당 의원의 나라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나라다. 무엇 때문에 당신들은 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뒤엎고, 대한민국 헌법을 짓밟고, 대한민국 국기를 모독하고, 대한민국 국군을 능멸(陵蔑)하는 세력들 앞에서 넋을 잃고 손을 놓고 대한민국을 그들의 손아귀에 송두리째 내주려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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