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6일 “미워도 다시 한 번 이라는 영화가 있다. 엎드려 비는 심정으로 용서를 구한다”면서 대국민 사죄의 뜻을 내보이며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에 한 표를 주길 간절히 호소했다.

    정 의장은 이날 저녁 TV를 통해 방송될 정강정책 방송연설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여당다운 여당으로 질서 있고 안정감 있는 정치를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호소한뒤, “다시 한번 열린우리당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외쳤다.

    정 의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국민들의 가렵고 아픈 데를 어루만지기보다 우리들 내부의 주장을 놓고 서로 다툼을 벌인 것이 사실이며, 개혁작업을 추진하면서 소리가 너무 요란하게 났던 것도 인정한다”면서 “그 결과 독선과 오만에 빠진 여당으로 국민들게 비친 것이 사실이다. 통렬하게 반성한다”고 했다.

    정 의장은 이어 지난 주말 용인에 위치한 수녀원을 찾은 일을 거론하면서 “정치를 시작한 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정치를 왜 하는지, 나는 누구인지를 묻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면서 “(치매환자를 돌보는 수녀님들을 보면서) 정치를 하는 내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 찬 것은 아닌지 부끄러웠다”고 소회했다.

    정 의장은 최근의 당 상황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운을 뗀 뒤 “서울에서 제주까지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 최고의 인물을 내놓았다고 자부하는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야당에게 고전하고 있다”면서 “잘못이 있다면 나와 당에 있다. 깨끗하고 전문성을 가진 우리 후보들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라면서 인물과 정책을 감안한 투표에 나설 줄 것도 요청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지방자치를 진정한 주민자치로 발전시키려면 여의도 국회가 여야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지방정부도 균점돼야 한다”면서 “대구에서 그리고 부산에서 열린당이 승리한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이 지역의 위대한 국민들께서 5.31선거를 역사에 남는 선거로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정 의장은 계속해서 “민주․평화세력이 선거를 앞두고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부패한 야당에게 지방정부를 서울에서 제주까지 송두리째 넘겨줄 수는 없는 일 아니냐. 국민여러분께서 균형을 잡아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