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권자는 눈물에 약하다’(?)

    5·31 지방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주력후보 띄우기에 막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주력후보 띄우기 소재는 당연 후보자의 ‘눈물’. ‘눈물’ 만큼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소재가 없다는 이유에서인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노무현의 눈물’이라는 광고가 연상된다는 한 목소리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 소재하고 있는 ‘쪽방촌’을 방문해 쪽방집 안에서 한 거주자에 대화를 나누던 도중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비좁은 방문 틈새로 포착됐다.

    이후 강 후보측은 이 장면을 후보자의 홈페이지에 동영상과 당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함께 게재하면서 후보자 홍보에 나섰다. 물론 강 후보가 흘린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도 “너무 좁아서 카메라 하나 빼고는 들어가지 못했던 그곳에서 그녀는 아마도, 일상 속에서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생활들(가령 샤워나 화장실 등)을 영위하지 못하는 그들의 처지에 눈시울을 붉혔을 것”이라면서 ‘친절한’(?) 의미도 달았다.

    강 후보의 ‘눈물’이 세간의 관심을 끌자, 이번에는 경기도지사 진대제 후보가 14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눈물이 글썽한 사진과 함께 한 행사장에서 흘렸던 자신의 눈물을 소개했다. 진 후보는 13일 경기 의왕시장 후보와 가진 상생협약 체결식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들을 보고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아흔 살이 넘었을 것”이라면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사진은 현재 진 후보의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

    진 후보측은 그러면서 “진 후보의 어머니는 41세의 늦은 나이에 진 후보를 낳아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삯바느질과 시장바닥 청소 등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했다. 힘든 노동으로 홀로 가정을 이끌며 진 후보를 공부시킨 어머니의 사연이 울려 퍼지자 장내는 일순 숙연해지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눈물’ 호소로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효과를 거뒀던 ‘학습효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얼마만큼 먹혀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강 후보는 오는 18일 공식적인 선거운동 개시일에 맞춰 유권자의 대대적인 관심 환기를 위해 17일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를 시작으로, 광주를 거쳐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을 통해 막판 지지율 제고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