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만의 ‘전유물’로 분류돼 왔던 20대의 정치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대=진보정당’이라는 등식이 서서히 붕괴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호남, 20대 세대기반, 개혁이라는 이념기반이라는 3축을 이뤄왔던 열린당의 전통적 지지기반 가운데 한축이 급속히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당장 5·31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이들 층의 투표 성향이 과거처럼 특정 진보 정당 진영으로만 쏠리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 이들의 정치성향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사연)가 전국의 20대(20~29세)층 154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열린당은 29.2%, 한나라당은 23.6%, 민주노동당은 12.3%, 민주당은 10.3%의 지지율로 나타났다. 열린당과 한나라당간의 격차는 5.6%P 수준으로 과거 '20대층' 하면 진보정당이라는 등식 구도가 와해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열린당과 한나라당간의 20대층의 지지율 격차는 20대전반층(20~24세)보다는 후반층(25~29세)에서 더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전반층에서의 열린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격차는 6.8%P인 반면, 20대 후반층에서의 4.3%P로 나타났다. 30~40대층의 보수·안정으로의 회귀가 20대로까지 서서히 번지고 있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사연이 같은 날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념성향별 정당지지도에 있어서도 자신의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층의 331명 가운데 27.6%는 열린당을, 24.9%는 한나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층(289명)에서는 49.4%가 한나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열린당 지지는 14.3%에 그쳤다.

    한편, 문화일보와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5월 1일 기간동안 실시한 ‘지방선거판세’ 조사에서도 20대(19~29세)의 후보지지도는 서울시장의 경우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45.8%, 열린당 강금실 후보는 33.6%로 나타났다. 경기지사의 경우에도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29.5%)가 열린당 진대제 후보(22.4%)를 앞섰으며, 부산시장 후보지지도에서도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33.7%)가 열린당 오거돈 후보(18.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사연 조사결과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