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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도 결국 ‘오풍(吳風)’ 앞에 무너졌다.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결과, 오세훈 전 의원이 25일 최종 확정됐다.
오 전 의원은 이날 경선에서 총 3839표 중 41.0%인 1967표를 얻어 1606표(33.47%)로 2위를 기록한 맹형규 전 의원을 361표차로 따돌렸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지 보름 만에 이룬 성과다. 홍준표 의원은 1225표(25.53%)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오 전 의원의 승리에는 40.61%의 높은 참여율과 30%정도가 참석한 국민참여선거인단, 65.05%(624표)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여론조사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의원은 수락연설을 통해 “당 밖의 민심이 당 안의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이번 경선 결과를 평가한 뒤 “여론이 계속 유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여론은 출렁댈 수 있으므로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전 의원은 그러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석상에 선 첫걸음부터 당 지도부와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노무현 정권 심판론으로 치르겠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에 대해 “선거결과가 정권 심판을 뜻하는 것이지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선거를 치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고 생각한다”며 “양당이 네거티브 캠페인은 없었으면 한다”고 이견을 나타냈다.
그는 “다행히 여당 유력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네거티브는 없다고 했고 아직까지 열린우리당이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다”며 “적어도 서울시장 선거는 유례없는 정책 경쟁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촉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피땀으로 일궈온 대한민국 수도서울을 위해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새로운 역사를 써 줬다”며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 한 표에 담긴 뜻을 가슴 속 깊이 새기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서울시정의 모든 목표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임기를 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그런 시장이 꼭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기필코 승리하겠다. 마지막 순간까지 오세훈을 믿고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맹·홍 선배가 끝까지 경선을 공정하게 이끌어 준 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두 분 선배의 정책과 구상 모두 충실히 담아 서울시정에 반영하겠다”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맹·홍 후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