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결국 ‘조재환 4억 사과상자’ 파문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원인이 ‘노무현 대통령 대선 빚 44억원’ 때문에 열악해진 당 재정 상황 에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대표는 25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민주당을 사랑하고 당원들과 민주당을 걱정해준 국민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한 대표를 비롯한 이낙연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표정은 침통 그 자체였다.

    한 대표는 “민주당 당직자들이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5월분 월급 전부를 당에 반납하기로 결의했고 국회의원들도 5월분 세비를 전부 당에 내놓기로 했다”며 “이번에 입은 상처를 민주당이 재도약하는 발판으로 활용해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민주당에 대한 과거 지지와 애정을 되돌려 달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월 중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올 19억원의 정당보조금에 차압을 붙인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당사를 비워주는 한이 있더라도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각오로 난국을 극복하는 데 지혜를 모으겠다”고 ‘천막당사’ ‘길거리당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5월 중으로 민주당이 갚아야 하는 빚은 23억원. 중앙선관위에서 지급되는 정당보조금 19억원 차압 이후 남는 4억원의 빚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임대보증금 5억원으로 갚은 뒤 길거리에서 5·31지방선거를 치르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거듭 머리를 숙인 한 대표는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대선 빚 44억원’을 갚지 않은 노 대통령에게 있음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재환 파문’이 당내 분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을 차단하기에 부심했다. ‘대선 빚 44억원’으로 맞춰 커지고 있는 한화갑 체제에 대한 불만을 밖으로 돌려보자는 것이다.

    조재환 사무총장이 최락도 전 의원에게서 받은 4억원이 특별당비라고 강조한 그는 “이번 특별당비 파동은 원천적으로 노 대통령이 대선 때 진 빚을 갚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 대통령이 당장 민주당에 진 빚을 갚아주길 거듭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사태를 대하는 당 지보부의 안일함을 질타한 김효석 정책위의장의 글에 대해 “당의 생각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김 의장이 한 걸음 먼저 얘기한 것”이라며 “나도 그런 내용으로 대책을 지시했다. 의견 일치된 것을 김 의장이 먼저 발표한 것일 뿐이다”고 이견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순형 전 대표를 대안으로 제시하면 당 지도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노골적으로 지적한 이승희 의원에 대해서는 “지도체제 문제는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다”는 짧은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