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오세훈 전 의원 캠프가 국민경선 참여도라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타 지역 경선에서 나타난 것처럼 낮은 국민경선 참여도에 난감해하고 있는 표정이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경선 선거인단 규모는 모두 9464명으로 대의원 2366명(20%), 당원 3549명(30%), 일반국민 3549명(30%)에다 여론조사 결과가 20% 반영돼 합산되지만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의 참여도가 낮을 경우 실제 반영비율은 더 떨어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서울 각 지역구의 당원협의회 위원장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는 대의원이나 당원을 대상으로 한 득표에서는, 상대적으로 조직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맹형규 전 의원이나 홍준표 의원에 비해 늦게 경선에 뛰어든 오 전 의원이 불리할 것이라는 견해가 현재로선 많다.

    결국 여론조사 1위인 오 전 의원이 높게 기대하는 것은 나머지 50%가 반영되는 국민경선과 여론조사지만, 타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국민경선 참여도가 10∼20%로 극히 저조했다는 것이 난점으로 떠오른다. 반면 대의원의 경우 90%대, 당원은 50∼60% 가량의 참여도를 보인다는 것이 오 전 의원측의 분석이다. 오 전 의원측은 이러한 부분이 '제도상의 맹점'이라며, 돌파구 찾기에 고심이다.

    '2(대의원):3(당원):3(국민):2(여론)'지만, 국민경선 참여도낮아 실제는 30% 밑돌 수도
    충남·제주지사는 여론조사 1위가 탈락… 당일 참여도가 변수

    실제로 충남지사, 제주지사 후보선출과정에서 여론조사에서는 이기고, 총 합산 결과에서는 뒤집히는 결과가 나타났다. 13일 충남지사 경선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이완구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는 30.7%(환산득표 191표)를 얻어 박태권 전 충남지사(39.2%, 환산득표 245표)보다 8.5%포인트 뒤졌지만, 선거인단 경선에서 89표를 더 획득해 35표차로 승리했다.

    앞선 12일 제주지사 경선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론조사에서 58.05%를 얻은 강상주 후보는 41.92%에 그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에 무려 16.13%포인트 앞섰지만, 최종 합산결과에서 223표차로 뒤져 현 전 회장에 후보자리를 내줘야했다.

    오 전 의원측은 이같은 결과에 내심 걱정인 눈치다. 오 전 의원측 관계자는 "이번 경선방식도 모두가 지켜야할 게임의 룰이므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경선 당일 출석율에 따라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경선 참여도가 10∼20%대에 머물 정도로 저조하다면 제도를 만든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된다"며 "국민의 뜻을 반영시키겠다는 취지에 부합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맹 전 의원과 홍 의원은 급속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오풍(吳風)'이 대세론으로 확산될 경우 대의원과 당원의 표심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맹 전 의원과 홍 의원은 각 지역구를 돌며 대의원과 당원을 상대로 '막판 표심잡기'와 '집안단속'에 주력하며 경선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