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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당 경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이명박 서울특별시장과의 친분 관계를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은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이 시장이 자신을 우회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해 그 발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의원은 15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명박 시장과 동지적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대표 측에서 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이 시장 입장에서 공개적 지지표명은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 뒤 "그러나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이 시장의 속내가 우회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홍 의원은 눈에 띄게 이 시장과의 친분 관계를 거론하고 있다. 13일 밤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서도 "이 시장의 업적을 승계하겠다" "이 시장은 99년 워싱턴에서 나와 함께 있을 때 서울시장 준비를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이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자신이 이 시장과 가장 코드가 잘 맞는 인사임을 강조했다.
또 홍 의원은 자신과 오세훈 후보를 각각 이 시장과 김민석 전 의원에 비교하며 오 후보와의 대결구도를 '홍준표=이명박 vs 오세훈=김민석'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 후보의 '이미지' 바람이 김 전 의원의 이미지와 비슷하고 결국 4년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은 김 전 의원의 이미지 보다 경륜과 안정감 있는 이 시장을 선택했다는 논리다.
홍 의원이 이 시장과의 친소관계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입김이 당내 경선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 시장이 오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한 차단의 성격도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동안 이 시장 측에서는 맹형규 홍준표 두 후보에 대해 '불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보다는 본선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의 대결에서 확실한 승산이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풍(吳風)'이 수그러들지 않는 점도 홍 의원이 이 시장과의 친분관계를 부각시키려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홍 의원측은 경선참여를 밝힌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오 후보의 지지율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이번 주말경 거품이 빠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 후보는 강 전 장관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이며 순항을 하고 있는 상황.
홍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이 시장 측은 웃었다. 이 시장 측 한 관계자는 '이 시장이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홍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지할 것이라 주장하는데'라고 묻자 잠시 웃었다. 그러면서 "아니다. 특정인을 선택하지 않고 끝까지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당 경선이고 다 같은 식구인데 누구를 도와주고 누구는 배척하고 그럴 이유가 없다"며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특정후보를 도와주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 후보 모두 이 시장의 지원을 기대하고 실제 그런 부탁도 했지만 어렵고 후보들도 어렵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후보 모두) 도와주기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해서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함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 역시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 시장의 특정후보 지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