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우리나라 대선후보들의 이미지를 분석해 화제를 모았던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9일 “강금실에게는 술과 남성의 이미지, 오세훈에게는 물과 여성의 이미지가 느껴진다”며 “두 인물이 대결할 경우 역설의 심리가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이라는 책을 출간한 황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개그맨 노정렬)’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오세훈 전 의원의 이미지를 분석했다.

    황 교수는 오 전 의원이 정수기 광고에 출연한 것을 언급하며 “그는 깨끗한 이미지를 밀고 갈텐데 생수는 깨끗한 느낌을 주지만 먹다보면 싱겁다는 이미지도 담겨있다”며 “반면 강 전 장관은 즐겁고 재미있게 노는 자유로움과 파격의 의미지로 어필할 것이다. 술은 마실 때는 화끈하지만 먹고나면 좀 어지러운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 전 의원의 부드러운 여성 이미지, 강 전 장관의 강한 남성 이미지는 두 인물의 물과 술 이미지처럼 뒤바뀐 듯, 역설의 심리를 작동시켜 선거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두 사람이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맞붙을 경우 정책의 차이보다는 결국 서울시민들이 ‘물과 술’ 어떤 이미지를 마시기를 원하는가 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맞붙는 현상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구도는 정책선거라기 보다는 ‘인물선거’, ‘이미지선거’로 판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야간 정책의 차이도 선명히 느끼기 힘들다. 공(空)약이 넘치는 현 정치풍토가 계속되는 이상, 정책과 이념이 확실히 뿌리박힌 정당구도가 성립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감성정치와 인물이미지 정치는 계속될 것이다. 이것을 무조건 탓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황교수는 “이미지 심리를 정치인들이 조작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이를 무조건 탓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인물의 이미지는 그 인물의 전체적인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대중들은 당선된 인물의 이미지가 정책과 성과로 반영되는지도 검증하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의 정책 성향은 비슷할 것이고 양자 대결이 펼쳐질 경우 중요한 것은 정책과 공약이 아니라 서울시민이 두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어떤 이미지를 투사할 것이냐 하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