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65세 이상 비례대표 배정’ 공약으로 노인폄하 발언의 '악몽'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꼬리표 떼기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야당들은 23일 일제히 정 의장의 공약에 대해 “듣다듣다 별 희한한 헛공약도 다 듣는다”고 코웃음을 치며 ‘정동영=노인폄하’를 부각, 비판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은 “정 의장의 허풍공약이 날로 도를 넘고 있다. 노인폄하 정당이 효도지방자치를 하겠다고 한다”고 비웃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효도하는 지방자치라니 그렇다면 노인은 투표하러 오지도 말라고 했던 열린당과 노무현 정부는 불효당, 불효정권이었느냐”며 “효도는 각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 지시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집권당 대표가 실현 가능한 신뢰받는 말을 해야 박수를 받지 인기영합적인 선심공약만 남발하면 열린당은 물론 노무현 정부 전체가 불신을 받는다”며 “오죽했으면 입당도 안한 강금실 전 장관측이 '입당해도 열린당 색깔을 내지 않겠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 의장은 제발 헛발질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가는 곳마다 하는 말마다 인심쓰고 욕만 먹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호남출신으로 한나라당 지역화합발전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 부대변인은 전북을 둘러싼 정 의장과 고건 전 국무총리간의 신경전과 관련, 일단 고 전 총리 손을 들어주며 “정 의장측이 고 전 총리에게 '예의타령'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권위적이고 황제적인 발상”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정 의장보다 먼저 새만금 공사현장을 방문했다고 해서 고 전 총리에 대해 예의없다고 하는 것도 참 듣기 거북하다”며 “나이로 보나, 경륜으로 보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헌신도로 보나 정 의장측의 예의타령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 “정동영은 떠돌이 시골 장돌뱅이 약장수냐”

    정 의장의 호남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민주당도 정 의장의 공약에 대해 “떠돌이 시골 장돌뱅이 약장수처럼 노인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 의장이 광역의회 비례대표 2번에 65세 이상 노인을 배정하기로 한 것은 노인폄하 발언에 시치미를 떼려는 속 보이는 이벤트”라고 비아냥댔다.

    그는 “열린당이 지난 총선때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에 대한 반성차원에서 이 일을 추진하겠다면 65세 이상 노인들을 당선 가능 지역에 전략공천하면 된다”며 “열린당은 노인들에게 효도하는 정당이 아니라 노인들을 학대하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 의장은 대선행보를 의식한 현란한 말과 이벤트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